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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유럽만의 매력이 가득, 르노 '탈리스만 이니셜 파리'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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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프랑스에서 르노 탈리스만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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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파리모터쇼가 열린 가운데, 프랑스 파리 인근에서 르노의 중형 세단 탈리스만을 경험했다.

르노 탈리스만은 국내에서 르노삼성의 엠블럼을 달고 판매되는 SM6의 형제 차량으로 차량의 플랫폼이나 기본적인 디자인 등이 동일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두 차량은 유럽과 한국이라는 지역적인 차이를 갖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프랑스에서 만나는 '르노 탈리스만'은 어떤 느낌이고, 또 어떤 매력을 갖고 있을까?

여러 기대와 궁금증과 함께 탈리스만과 주행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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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이는 존재, 탈리스만

단도직입적으로 르노 탈리스만의 외형적인 부분은 르노삼성 SM6와 다름이 없다. 체격에 있어서 4,845mm의 전장과 2,809mm로 표기된 휠베이스 등 차량의 수치적인 구성은 국내의 SM6과 다름이 없다. 이는 엠블럼을 바꿔다는 '리배징' 모델이라면 당연한 일이다.

디자인을 살펴보더라도 사실 크게 돋보이는 건 아니다. 프론트 그릴에 더해진 로장쥬 엠블럼이나, 트렁크 게이트에 새겨진 '탈리스만' 레터링이 독특한 건 사실이지만 이는 한국이 아닌 유럽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것들을 제외한다면 차량이 갖고 있는 디자인은 여느 SM6와 다름이 없다. 다만 장소와 배경, 그리고 시간의 차이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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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도로에서 만날 수 있던 '중형 세단' SM6와 프랑스의 도도를 달리는 탈리스만이 선사하는 느낌이 사뭇 다른 걸 느끼게 되었다. 벽돌로 쌓아 올린, 화려하면서도 고전적인 조각들이 곳곳에 보이는 파리의 거리에서 곡선과 선명한 라이팅 디자인이 담긴 탈리스만은 무척이나 고급스럽고 넉넉해 보였던 것이다. 실제 탈리스만과 탈리스만의 왜건 버전인 '탈리스만 에스테이트'는 파리에서 제법 그럴싸한, 어쩌면 '프리미엄'이라 말해도 괜찮을 존재감을 드러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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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느낌은 실내 공간도 마찬가지다.

특히 시승 차량은 프랑스 내에서도 최고 사양으로 판매되는 '이니셜 파리' 에디션이다. 이니셜 파리에서만 선택할 수 있는 '아메시스트 블랙'의 차체는아니지만 실내 공간에서는 이니셜 파리의 특권을 모두 고스란히 느길 수 있었다. 대시보드에는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된 감성이 돋보이는 패널이 추가로 더해지고 고급스러운 가죽은 실내 공간을 더욱 풍성히 구성했다.

실내 공간에서 느껴지는 여유와 고급스러움이 돋보였고, 로장쥬 엠블럼이 큼직하게 자리한 스티어링 휠이나 투톤으로 구성된 시트 등 실내 구성 요소들이 선사하는 만족감이 정말 뛰어났다. 물론 세로로 길고 큰 디스플레이는 이미 너무나 익숙했고, 사용법도 SM6의 것과 다르지 않아 쉽게 다룰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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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것처럼 탈리스만의 체격이 SM6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실내 공간의 구성이나 여유에 있어서도 차이가 없다. 사실 SM6은 물론이고 탈리스만의 2열 공간은 우리의 기준으로서는 아주 넉넉한 공간을 제시하는 건 아니다. 대신 고급스럽게 다듬어진 구성을 통해 '감성적인 만족감'을 끌어 올렸다. 시트의 기본적인 형상이나 쿠션감 등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이 중형 세단 그 이상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참고로 도어 씰 플레이트에 새겨진 이니셜 파리 레터링과 보스 사운드 시스템 등이 또 다른 '감성적 만족감'을 더하는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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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리스만 dCi 160 EDC

이번 시승을 위해 마련된 탈리스만은 국내에서 경험할 수 없는 160마력 디젤 엔진을 탑재한 사양이었다. 사양 자체만 본다면 상당히 인상적인 파워트레인의 도입이다. 여느 2.0L 디젤 엔진에 버금가는 160마력과 38.7kg.m에 이르는 넉넉한 토크를 자랑한한다. 국내 사양인 SM6 dCi의 경우에는 최고 출력 110마력과 최대 25.5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1.5L 디젤 엔진과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EDC 6)를 조합한 것과의 차이가 느껴진다.

파워트레인의 변화와 함께 르노가 자랑하고, 또 르노의 고성능 차량에 적용되는 사륜조향 시스템인 4컨트롤을 얹어 움직임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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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디젤 엔진의 매력이었다. 같은 디젤 엔진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다른 질감을 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dCi 160 디젤 엔진은 무척이나 성숙한 디젤 엔진이었다. 시동 직후 아이들링 상황은 물론이고 일상적인 주행 상황에서 디젤 엔진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의 깔끔하고 부드러운 감성을 드러냈다. 실제 실내 공간에서는 가솔린 엔진이라 착각할 정도로 부드러운 느낌이 돋보였다.

게다가 출력에서도 확실한 여유가 느껴진다. 기본적인 토크가 우수한 편이라 SM6 보다 한층 여유로운 RPM 운영으로도 원하는 만큼의 가속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게다가 엔진의 출력 전개에 대한 반응도 상당히 기민한 편이라 파리의 복합하고, 또 치열한 도로 상황에서도 충분히 민첩하고 경쾌히 달릴 수 있는 배경이 되었다. 또 출력 자체가 높아지니 고속 주행에서의 느껴지는 '안정감' 부분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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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상황 그리고 엔진의 형태를 가리지 않고 EDC 변속기는 두루두루 만족스러웠다.

듀얼 클러치 방식이지만 스포티한 영역보다는 합리성에 초점을 맞춘 변속기지만 변속 속도부터 효율성까지 어떤 부분이든 만족감이 높은 변속기다. 주행 상황에 따라 능숙하게 기어 단수를 설정하고 운전자가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능숙함을 앞세워 운전자의 뒤를 받쳐준다. 주행 상황에 따라 운전자가 수동 변속을 하더라도 이를 큰 어려움 없이 받아주는 모습에 만족감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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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의 승차감과 움직임에 있어서는 토션빔 방식의 리어 서스펜션이 노골적으로 성격을 드러낸다. 사륜조향 시스템인 4컨트롤까지 더해지며 탈리스만은 여느 SM6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을 직관적이고 경쾌한 감성을 드러낸다. 조향에 대한 반응에 있어서 일체감이 돋보이는 움직임을 과시하는 건 물론이고 노면 상황에 대한 정보를 운전자에게 직관적으로 전달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그래서 탈리스만은 여느 상황에서는 프리미엄 중형 세단으로서의 존재감을 충분히 과시하면서도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바꿀 때에는 세그먼트에서 가장 뛰어난 수준의 핸들링 앤 라이드 성능을 과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날카로움을 드러냈다. 또 4컨트롤의 적극적인 개입 덕에 선회 반경이 짧은 '작은 로터리'에서도 중형 세단의 체격을 손쉽게 선회시킬 수 있고, 또 후륜이 조향 될 때의 차체가 급격히 단축되는 느낌도 무척 독특하게 느껴져 주행 즐거움을 더욱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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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차량의 출력을 제어하는 브레이크 시스템의 매력도 돋보였다. 프랑스의 도로 환경, 주행 정서 상 급작스러운 제동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데 탈리스만의 브레이크 시스템은 이를 충분히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덕분에 중형 세단의 차체에도 불구하고 로터리 진입, 회전 상황에서 만나는 급작스러운 제동 상황에 효과적으로 반응하며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그럴까? 중형 세단이라는 이미지가 있음에도 탈리스만과 서킷을 달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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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점: 뛰어난 주행 성능, 매력적인 엔진 그리고 고급스러운 존재감

아쉬운점: 한국에서 예상할 수 없는 값비싼 가격

프리미엄 프렌치, 탈리스만 이니셜 파리

프랑스 파리에서 만난 르노 탈리스만은 일반적인 주형 세단의 범주에 있는 차량이 아니었다. 어쩌면 '니어 프리미엄'이라 일컬어도 될 정도의 고급스러운 감성과 완성도 등을 갖추고 있었다. 이런 구성으로 국내에서도 판매를 한다면 분명 SM6에 대한 반응이나 시장의 평가가 더욱 높아졌을 것이지만 '자연스럽게 상승할 가격'에 대해 거부감이 드러날 것이 뻔하다.

르노 탈리스만, 특히 이니셜 파리는 가치에 대한 비용 지불이 아쉽지 않은 이라면 분명 만족할 수 있는 그런 프렌치 세단이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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