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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미래 IT시장 패권 장악할 열쇠 '폴더블'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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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삼성전자, 중국 화웨이가 내년 '세계 최초' 폴더블(foldable·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을 내놓으려고 치열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은 혁신적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로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애플을 따라잡는 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중국 대표 주자 화웨이는 폴더블폰 출시로 스마트폰 세계 1위(판매량 기준) 타이틀을 삼성에서 빼앗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도 개발 경쟁에 불이 붙었다. 한국의 양대(兩大) 디스플레이 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와 중국 1위 BOE는 내년부터 '꿈의 디스플레이'인 접는 디스플레이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IT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 얇고 가벼운 LCD(액정 표시 장치) 디스플레이가 브라운관(CRT)을 대체하면서 스마트폰과 평면 TV 등 새로운 시장을 열었듯이, 폴더블 디스플레이도 여러 분야에서 혁신적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폴더블 시대 여는 스마트폰 업체들

삼성전자는 현재 폴더블폰의 최종 디자인을 확정하기 직전 단계로 시제품을 여러 종류 만들어 시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십만 번 이상 접었다 펴도 망가지지 않는 내구성을 확보하려는 작업도 마무리 단계다. 삼성은 이와 함께 폴더블폰 전용 앱 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단순히 화면만 키우는 게 아니라 폴더블폰에서만 쓸 수 있는 다양한 앱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며 "다음 달 열리는 삼성개발자대회(SDC)에서 세부 기술과 일부 전용 앱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SDC에 참가한 개발자들에게 미리 기술을 공개하고 출시 직전에 전용 앱을 대거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은 우선 폴더블폰을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나 노트 시리즈와는 별도로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스마트폰 사업 총괄인 고동진 사장은 지난 12일 미국 IT 전문 매체 시넷과 만나 "삼성전자 폴더블폰은 6~9개월간만 사용하다가 사라지는 눈속임 제품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멀티태스킹(다중 작업) 기능을 담은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결합한 형태로 훨씬 더 간편하게 접어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애초 올해 연말에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일 계획이었지만, 내년으로 출시 시점을 미뤘다. 화웨이가 폴더블폰 출시를 미룬 것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의 디스플레이 양산이 늦어진 탓으로 알려지고 있다. 화웨이는 6인치대 화면을 최대 13인치까지 확대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접었을 때는 스마트폰 모드로 쓰고, 펼치면 PC 모드로 전환되는 제품이다. 화웨이 외에도 세계 4·5위 스마트폰 업체인 중국 샤오미오포, 한국의 LG전자 역시 폴더블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지난 2~3년간 정체 상태였던 스마트폰 시장도 다시 성장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시장조사 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내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을 올해(1.4%)의 두 배 이상인 3.5%로 예상했다. SA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침체기에 빠져있던 스마트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부터 책상, 의자, 가방에도 디스플레이… 모든 것의 화면化

폴더블폰의 핵심 부품인 접히는 디스플레이 출시 경쟁은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의 3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세 기업은 현재 접는 화면의 전 단계인 휘어지는 플렉시블(flexible)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를 양산하고 있다. 이 기업들은 새 라인을 갖추지 않고 플렉시블 OLED 생산 라인을 이용해 접는 화면 라인을 양산할 수 있다. 이들은 이미 삼성전자·화웨이·오포·샤오미 등 국내외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공급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디스플레이 서플라이 체인 컨설턴츠(DSCC)는 내년부터 등장할 폴더블용 패널 시장은 2022년까지 매년 173% 성장해 89억달러(약 10조원)까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강대 정옥현 교수(전자공학)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모든 IT 기기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며 "이에 걸맞은 소프트웨어까지 더 해진다면 IT 기기 시장은 다시 한 번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폴더블(foldable) 디스플레이

기기의 화면을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술. 정해진 크기로만 쓸 수 있었던 기기의 화면 크기를 두 배 이상 키울 수 있다. 현재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플렉시블(flexible·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한 기술이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패널을 활용해 개발한다.




강동철 기자(charle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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