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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요리하는 아재는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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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재들은 서럽다?!"

세계일보

학교 문을 나서 직장을 잡고 결혼해 자녀를 낳고 가정을 꾸려가며 열심히 살아왔건만 눈앞에 놓인 현실은 온통 잿빛이다. 몸 곳곳에서 노화증상이 나타나 건강이 예전만 같지 않고, 직장에서의 입지는 날로 좁아지고 있다.

'사랑타령'을 하던 아내와의 관계는 그저 함께 사는 식구처럼 무덤덤해졌고, 점점 커가는 아들이나 딸을 건사하기는 나날이 힘에 겹다.

이 판에 노후 걱정을 한다면 그것은 사치다. 40세를 불혹(不惑), 50세를 지천명(知天命)이라 했지만 모든 게 불안하고 불확실하기만 하다. 더구나 외롭고 힘겨운 신세를 하소연하고 싶어도 기댈 곳이 없다.

미디어에서는 아재를 헛웃음을 자아내는 존재들로 희화화하고 있다. 가정이나 직장, 사회, 어디서든 찬밥대우를 받다 보니 아재들의 심저에는 서러움이 가실 날이 없다.

설상가상, 밥 한 끼 차려 먹을 줄 몰라 아내의 눈총을 받는 아재라면 하루나기가 고욕일 수밖에 없다. 일식(一食)이 까지는 참아 줄 수 있겠지만 삼식(三食)이라면 어느 아내가 용인하겠는가.

이제 생각을 바꿔야 한다. 내가 먹을 밥은 손수 차릴 만한 자세와 실력을 갖춰야 한다. 그렇게 못한다면 아재의 인생은 더 없이 비참해질 것이다.

◆당신의 요리는 새로운 인생을 빚어낸다

나이 오십에 접어든 저자는 당신이 한 끼 식사를 위해 직접 요리를 하는 순간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여자가 요리하면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다. 마땅히 할 일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자는 다르다. 요리하는 남자는 분명 색다른 존재로 받아들여진다. 실제 ‘요섹남(요리하는 섹시한 남자)’이란 말이 스스럼없이 나돌고 있지 않은가. 칼을 들고 도마를 두드리는 당신의 뒷모습이 섹시하지는 않더라도 그 자체를 바라보는 아내의 눈은 감동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아내가 부재중이라도 겨우 라면이나 끓여 허기를 면할 정도로 허접스럽게 살지 말자. 비록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려 생존을 걱정하기에 이른 처지지만, 내 밥을 내 손으로 차려 먹어보자. 만사가 그렇듯이 요리에 관심만 가지면, 아내 손을 빌리지 않고도 집 밥을 얼마든지 제대로 차려 먹을 수 있다.

처음에는 서툴러 시행착오를 범할 것이다. 하지만 밥 짓기나 김치 담그기, 찌개 끓이기, 국 끓이기, 볶음과 무침 등을 하나씩 하나씩 익혀나가면 당신은 어느새 훌륭한 요리사로 변신해 있을 것이다.

이제 당신에게는 새로운 인생이 열린다. 생존요리는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가며 당신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살려놓게 될 것이다. 이런 당신을 아내가 마다하겠는가. 신선해진 남편과 달라진 아빠의 모습에 가족들은 아낌없는 찬사와 존경을 보낼 게 분명하다.

◆인생의 반전 부르는 36가지 집밥 요리

이 책은 저자가 어린 시절 막내아들로서 딸 노릇을 하며 엄마의 주방 일을 도왔던 추억을 풀어내며 고단하고 힘겹게 살아가는 이 시대 아재들을 위로하고 달래기 위해 써내려간 에세이다. 그러면서 자신이 엄마나 아내의 어깨너머로 배우고 다져왔던 36가지 의 집밥 요리의 기본을 소개하고 있다.

화려하고 멋있는 요리는 아닐지라도 소박하고 따뜻하면서도 당신의 정성이 듬뿍 담겨 있는 한 끼 식사를 가족들과 함께 하는 상상을 해보자. 그래서 아내의 사랑이 절로 살아나고 자녀가 당신의 요리 솜씨에 감동해서 느슨해졌던 가족애가 되살아난다면 이런 인생 반전은 기꺼이 노려야 하지 않겠는가.

저자는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저널리즘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역사의 현장을 기록하는 기자가 되고 싶어 1996년 1월 세계일보에 입사했다. 19년간 근무하던 정든 직장을 떠나 지금은 중소기업신문에 둥지를 틀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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