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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카드뉴스] 인간은 150세 이상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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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음성정보 지원을 위한 텍스트입니다>>

모든 생명체는 수명이 있습니다. 예쁜꼬마선충(C.elegans worm)은 2주밖에 살지 못하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군락을 이루며 사는 소나무 브리스틀콘파인(Bristlecone pinetree)은 5천년을 삽니다.

인간은 얼마나 살까요? 최장수 기록은 1997년에 122세로 사망한 잔 칼망 할머니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칼망 할머니는 특수한 경우죠. 200년 전만 해도 인간의 평균 수명은 채 40세가 되지 않았습니다. 항생제 개발, 수도 정비, 위생시설 확충 등에 힘입어 인간의 수명은 2배나 늘어났죠. **2016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기대수명은 80세에 달합니다.

*** 출처: 2018 OECD 보건통계

나이가 들면 청력과 시력이 나빠지죠. 근육이 약해지고, 심장박동이 느려집니다. 혈압도 오르고 기억력은 흐려지죠. 당뇨, 심장병, 호흡기질환, 암과 같은 각종 만성질환이 찾아오기 시작합니다.

미국 보건부에 따르면 미국 의료비의 86%는 이 같은 만성질환을 치료하는데 쓰인다고 합니다. 그러나 만성질환을 치료한다고 해서 인간의 수명이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건 아닙니다. 암을 정복해도 인간의 수명은 평균 4년밖에 연장되지 않습니다. 다른 만성질환이 찾아오기 때문이죠.

하지만 나이 드는 것 자체를 막을 수 있다면 인간은 이런 만성질환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겠죠. 일각에선 인간이 극복해야 할 진정한 질환은 나이 듦, 노화라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하죠. 노화는 세포 손상이 축적되면서 발생합니다. 우리 인체는 생후 20년 동안 손상된 세포를 쉽게 수리합니다. 하지만 30대가 되면서 이런 과정은 약화하고, 노화는 촉진되기 시작하죠.

이런 노화 과정은 유전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특히 세포 속 유전자의 끝 부분을 감싸고 있는 텔로미어가 깊은 연관을 맺고 있죠. 세포분열이 계속될수록 텔로미어의 길이는 계속 짧아집니다. 그리고 그 길이가 노화점을 지나면 늙기 시작하고, 종국에는 소멸하게 되죠.

"텔로미어가 줄지 않으면 세포는 늙지 않는다."

텔로미어 연구로 2009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엘리자베스 블랙번 박사의 말입니다. 이때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걸 막는 효소가 바로 텔로머라아제입니다.

2010년 미국에선 텔로머라아제를 통해 생명을 연장하는 실험이 성공했습니다.

하버드의대 로널드 드피뇨 박사 연구팀이 나이 든 생쥐에 텔로머라아제를 투여하고 몇 주간 관찰한 결과, 놀랍게도 생쥐는 털 색깔이 회색에서 검은색으로 변하고 작아졌던 뇌의 크기도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미국 워싱턴대 매트 케블라인 박사 연구팀은 2016년 면역억제제이자 항암제로도 쓰이는 '라파마이신'이 노화를 막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연구팀은 20개월 된 생쥐(사람으로 치면 60세)를 두 그룹으로 나눠 관찰했는데, 이 중 90일간 라파마이신을 투여한 생쥐는 사람 나이로 최대 140세까지 생존했습니다.

급기야 인간의 영생을 목표로 삼는 회사까지 등장했습니다. 구글의 자회사 칼리코는 노화의 원인을 찾아내 인간의 수명을 500세까지 연장하려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죠.

진시황은 영생을 원하며 평생 불로초를 찾아다녔습니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진시황의 꿈은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생을 한다고 더 행복해질까요? 시몬느 보부아르는 소설 '인간은 모두 죽는다'에서 영생이 주는 고독과 허무를 밀도 있게 다루기도 했죠.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생명 연장의 혜택이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부자들은 더 오래 살 수 있겠지만 가난한 사람은 비싼 기술 혜택을 보지 못해 상대적으로 일찍 수명을 다할 수도 있겠죠. 경제 양극화가 수명 양극화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더 커지는 셈이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은 불로장생의 꿈을 꿔왔습니다. 진시황 시절이나 연금술사가 활동하던 중세만 해도 이는 황당한 꿈에 불과했죠.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달로 이제 그 꿈은 조금씩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수천 년의 노력 끝에 인간은 결국 불로초를 손에 쥘 수 있을까요?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장미화 인턴기자(디자인)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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