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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AS] 공개된 ‘비리 유치원’ 명단, 적발된 비리 자세히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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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유치원 체크카드로 루이뷔통 가방 구입한 원장

유치원 차량에 ‘가족한정 특약’으로 보험 가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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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유치원’ 명단이 실명으로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유치원 교비로 원장 핸드백을 사고, 심지어 성인용품점에서 물건을 샀다는 내용에 부모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자신의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이 명단에 포함돼 있는지 확인하고, 유치원에 항의 전화를 하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이 유치원들에 계속 아이를 보내야 할지 고민하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 ▶관련 기사 : “현금으로 가져오라더니…” ‘비리 유치원’ 실명 공개에 학부모 부글부글)

■ 유치원 돈은 원장 쌈짓돈이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공개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감사 적발 유치원 명단’을 살펴보면, 충격적인 내용이 눈에 띕니다.

경기도에 있는 한 유치원은 2014년 3월부터 1년 동안 유치원 체크카드로 루이뷔통 가방을 사고, 숙박업소와 노래방 이용료 등으로 757회, 3700여만원을 썼습니다. 또 이 유치원 원장 등은 개인 신용카드로 숙박업소와 성인용품점, 주류판매점 등에서 결제한 뒤 영수증을 회계 증빙서에 첨부해 유치원 회계에서 개인 계좌로 874회에 걸쳐 3000여만원 빼돌렸습니다. 이 유치원은 이 밖에도 12건의 지적을 받았습니다.

서울에 있는 한 유치원은 2016~2017년 개인 소유의 차량에 유치원 돈으로 38회에 걸쳐 270만원어치 기름을 넣었습니다. 급식 식재료를 산다며 술과 옷 등을 사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유치원은 ‘가족한정 특약’으로 보험을 든 차량을 ‘업무용’이라고 주장했으나, 확인해보니 개인용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차량에 기름값 110만원, 보험료 220만원, 자동차세 81만원 등이 유치원 돈으로 지불됐습니다. 원장이 유치원 돈을 자신의 ‘쌈짓돈’처럼 쓴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경기도의 또 다른 한 유치원은 아이들에게 지원된 급식 예산으로 교직원들이 밥을 먹었습니다. 3년 동안 교직원 급여에서 징수하지 않은 급식비가 3800만원입니다. 이 지역에 있는 한 유치원은 설립자의 시동생이 운영하는 곳과 연간 계약을 맺고 원생들의 농장 체험을 했습니다. 시동생은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미등록 사업자였는데 유치원은 그에게 12번에 걸쳐 1480만원을 지급했습니다.

■ 그런데도 ‘빙산의 일각’?

이번에 명단이 공개된 유치원은 1878곳입니다. 대부분 사립 유치원입니다. ‘2013~2018년도 17개 시도교육청 감사’에서 적발된 비위 사실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박 의원은 말했습니다. 전수 조사가 아니라, 17개 시도교육청이 자체 기준에 따라 일부 유치원을 선별해 실시한 감사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전수 조사를 하면 비리 유치원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박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경기도는 3년에 걸쳐 관내 유치원의 10% 정도밖에 감사를 하지 못했다. 도내에 유치원이 1100개가 넘는데 감사 인력은 14명이고, 3년간 94곳을 조사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떤 지역은 유치원 절반을 감사하기도 했다. 시도교육청마다 제각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왜 제각각일까요. 사립 유치원에 대한 감사가 의무 사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정기적인 감사가 이뤄지지 않습니다. 감사 인력도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2013~2017년도 유치원 감사 현황’을 보면, 전국 유치원 수는 6153곳이고, 이 가운데 1878곳이 감사에서 적발됐습니다. 그런데 감사받은 유치원 수는 2058곳, 즉 전체 유치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빙산의 일각”인 이유는 또 있습니다. 감사에 적발된 유치원 명단이 모두 공개된 것도 아닙니다. 감사 내용을 받아들인 곳들은 공개됐지만, 훨씬 더한 비리를 저지르고도 감사 결과에 불복해 소송 등이 진행 중인 곳은 이번 명단 공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 그러나 모두 ‘비리 유치원’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에 명단이 공개된 유치원들을 모두 ‘비리 유치원’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단순 착오나 실수로 규정에 어긋나 적발된 곳들도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공개된 자료에는 비위·비리의 수준에 따라 ‘시정-주의-경고-경징계(견책·감봉 1~3월)-중징계(정직 1월~3월, 해임, 파면)’ 등 어떤 행정 처분을 받았는지 적혀 있으므로 판단에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박 의원은 “공익과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실명을 공개했으며, 법적인 문제는 없다. 앞으로도 각 시도교육청을 통해 추가로 자료를 확보해 계속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이정규 기자 jieuny@hani.co.kr

☞ 박 의원이 공개한 내용은 각 시도교육청이 2013년부터 최근까지 자체적으로 유치원을 선별해 감사를 실시한 것으로 일괄적인 기준에 따라 시행한 전수조사는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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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려면 웹브라우저 검색창에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65600.html?_fr=mt2) 해당 주소를 입력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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