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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피해, 韓·中이 배상하라" 소송 시작…韓 정부만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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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마스크 써야…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하라"
정부 "지속적으로 노력…법적 책임은 없다" 반론

조선일보

서울 이화여대 정문에서 학생들이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쓴 채로 등교하고 있다./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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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미세먼지 피해에 대해 한국과 중국 정부의 책임을 묻는 소송이 시작됐다. 봄철 ‘재난’ 수준으로 꼽히는 미세먼지의 피해에 대해 양국 정부를 상대로 한 법정싸움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재판은 사건이 접수되고 1년 반 만에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6부(재판장 박상구)는 12일 최열 환경재단 대표 등 우리 국민 91명이 대한민국과 중국(중화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최 대표 등은 지난해 5월 "중국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오염물질(미세 먼지)을 허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았고, 한국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행복추구권을 보호할 의무를 게을리 한 책임이 있다"며 총 2억7000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날 재판에는 원고와 대한민국 측 대리인만 참석하고 중국 측 대리인은 나오지 않았다. 재판부는 "한중 조약에 의해 중국 측에 소장 부본 등 관련 서류를 송달했으나 도달 여부 등을 전혀 회신받지 못했다"며 "우리 정부를 상대로 우선 재판을 진행하면서 중국에 다시 송달을 시도하겠다"고 했다.

원고 측은 "우리 정부와 중국이 심각한 미세먼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입장을 확인하고, 법적으로 판단 받기 위해 소송을 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 나름 대책이라고 내놓지만 결국 개인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기청정기를 구입해야 하는 수준"이라며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대기오염 물질보다 미세먼지 대책은 현저히 부족하다"며 "국민 기본권의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법한 행위에 대한 손해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앞으로 정신적 피해뿐만 아니라 공기 청정기, 마스크 구매비용 등 재산상 발생한 손해까지 반영해 청구 금액을 늘릴 것이라고 했다.

반면 우리 정부 측은 "예전부터 미세먼지의 원인과 현황을 파악하고 대책 마련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했다"며 "피해와 관련해서 원고 측의 주장과 입증이 구체적이지 않아 법적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이날 원고 측은 의학, 환경공학 전문가를 비롯해서 야외 작품활동으로 피해를 봤다는 화가와 자녀가 중이염으로 고통받는 주부 등을 증인·당사자로 신청하고 신문을 진행하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오는 12월 7일 두 번째 기일을 열고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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