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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주택가격을 움직였을까 ④] “부동산 대책, 단기 무리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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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개발주력 장기 계획 필요… 글로벌 상황 고려해야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장영성 기자] 시장은 자율기능이 있다. 정부가 완벽하게 제어할 수 없는 이유다. 무리한 부동산대책은 오히려 국가 경제를 해칠 위험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글로벌 금리인상에 이은 유동성 축소와 맞물리는 상황이 불안할 따름이다.

전문가들은 시장 흐름을 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주택시장 상승에 놀라 허겁지겁 내놓은 대책은 후행적 조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공급과 개발의 장기계획을 세우는 것은 물론 세계 시장 동향도 면밀히 살펴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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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1일 정부는 주택공급대책을 내놨다.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3기 신도시’ 건설이 핵심이다. 국토교통부는 서울과 일산, 분당 등 1기 신도시에 330만㎡(100만평) 규모의 공공택지 4~5곳을 조성한다. 공급물량은 총 20만 가구다. 정부의 총공급 30만 가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규모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에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만큼 서울 주택시장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무주택자들이 정부의 대책을 믿고 기다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공급확대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급대책은 단기적으로 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약간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공급이 되기까지는 약 2~3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정책의 단기적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이유다. 장기전으로 가야 하는 만큼 정부의 공급의지가 지속적으로 시장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

서울은 인프라(교육, 교통) 등이 우수하다. 여타 지역 대비 집값이 높은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지방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을 위한 일환으로 공공기관 이전을 검토 중이다.

심 교수는 “과거 행복도시, 혁신도시 개발에 따른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며 “국가 경쟁력 약화 우려로 선진국에서는 시행하지 않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공공기관 이전은 지역개발에 일조할 수 있다. 그러나 떠나온 자리에 구축된 인프라는 망가진다. 어떤 선택이 효용성이 큰지 알기 어렵다. 반면, 서울 주택시장 안정화에 일조할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나온다.

박 전문위원은 “공공기관 이전으로 근무자들이 (서울 내) 추가 구매를 하지 않을 수 있다”며 “과거 하우스푸어 사태도 세종시와 기업도시, 혁신도시로 공공기관과 공무원의 주택수요가 남하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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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코노믹 리뷰 임형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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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책으로 종합부동산세는 4000억~5000억원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 아파트 가격 총액은 2016년 770조원에서 2017년 870조원으로 100조원 증가했다. 2018년에도 100조원이 늘면 가능한 수치다. 다만, 가격상승 대비 세금인상분은 0.5% 수준이다.

심 교수는 “이 정도로는 지금 당장의 부동산 시장의 열기를 잡기 힘들 것”이라고 단언했다. 박 전문위원도 “종부세 고지서를 받게 되는 내년 12월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며 “소득이 없는 은퇴자나 고령자들은 종부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 보유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라며 “일부 급등지역은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부담으로 시장 매각보다는 자녀에 증여, 임대사업자 등록 등으로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진단했다.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풍부한 유동성이 주택가격 상승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유동성 확대는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금리’를 운운하는 것은 정책의 한계를 이미 드러낸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심 교수는 “정책만으로 집값을 잡기란 불가능”이라며 “주택공급이 단기ㆍ중기적으로 막힌 상태라 더욱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박 전문위원은 “각국의 슈퍼스타시티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최근 현상”이라며 “서울 시내 공급량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더욱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9.21대책을 통한 공급확대, 주택용도 변경 등은 하나의 대안”이라며 “마법의 해결책보다는 한계를 인식한 해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주택정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한 방안으로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유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심 교수는 “정책 목표로 특정 지역 집값 안정보다는 수요에 따른 자연스런 공급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가격 급등으로 피해를 받는 서민과 청년층을 위한 세부적 대책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전문위원은 “정부 정책은 시장이 자율기능을 잃을 때 적절한 개입을 통해 안정시켜야 한다”며 “단기간 무리한 개입보다는 ‘넛지’ 정책을 시장 상황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금리인상과 집값 하락 시 가계부채 부실화, 역전세, 깡통주택ㆍ전세 등 문제가 사회화될 수 있다”며 “사안별 미리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대비하는 선제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정경진 기자, 장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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