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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김재호의 생명이야기]<117> 행복물질의 생명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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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우리가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어떤 행복을 느낄 때 우리 뇌에서 만들어지는 엔돌핀, 세로토닌, 도파민, 옥시토신과 같은 행복물질들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뇌세포 안에는 행복물질을 만드는 공장인 다양한 유전자들이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지만, 만들어지는 행복물질의 양은 뇌세포의 주인인 내가 유전자에게 얼마나 좋은 환경을 제공하여 얼마나 유전자를 잘 켜느냐에 달려 있다.

행복물질들은 종류별로 다르게 설계되어 있어 다양한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데(생명이야기 116편 참조), 모든 행복물질들이 필요할 때 적절히 만들어지면 우리는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지만,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많이 만들어져 적정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면, 다양한 형태로 정신장애가 나타나며, 육체적 질병으로 고생할 수도 있다.

가장 흔한 우울증에 걸리면 삶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거나, 식욕 상실, 슬픈 생각, 낮은 자존감, 자살 충동으로 발전할 수 있고, 조울증으로 기쁨이 갑자기 우울증으로 변하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불안 장애로 두통이나 땀 흘림, 메스꺼움, 피로와 함께 극도의 긴장이나 걱정, 지나친 생각, 공황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어린이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로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달리고, 놀고, 올라가는 것과 같은 지나친 육체적 활동을 하기도 하고, 불면증이나 수면 장애로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휴식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기도 하며, 잠을 자기 위해 또는 고통이나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알콜이나 약물을 반복적으로 마시거나 먹고 중독에 빠질 수 있다.

이밖에 특별한 행복물질이 부족할 때만 나타나는 증상도 있다. 신경전달물질이기도 한 도파민은 정신적인 행복뿐만 아니라 육체적인 활동을 통제하는 데도 중요하기 때문에 부족하면 몸 움직임 장애인 파킨슨병에 걸리기도 한다.

또 하나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은 부족하면 불안장애나 우울증의 원인이 되는데, 소화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세로토닌은 위장에서 만들어져 위장의 수축을 통해 음식물의 이동을 원활하게 한다. 해로운 세균이나 앨러지 항원이 들어있는 음식이 들어오면 구토나 설사의 방법으로 재빨리 밖으로 내보낸다.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이러한 기능에 장애가 오고 변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행복물질들의 불균형에 따른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날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할까? 이러한 증상들을 완화시키는 약에 의존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배가 고플 때 음식은 먹지 않고 배고픔을 못 느끼게 하는 약을 먹거나, 몸에 통증이 있을 때 통증의 원인은 해결하지 않고 진통제를 먹고 잠시 통증이 없어졌다고 좋아하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날 때 가장 나쁜 대응방법은 마약과 같은 약물을 복용하거나 알콜에 의존하는 것이다. 코카인이나 헤로인, 몰핀, 마리화나, 니코틴과 같은 각종 약물들은 행복물질의 분비를 촉진하여 일시적으로 증상이 개선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독성이 강하여 상습적으로 복용하면 신경전달 시스템을 혼란에 빠뜨려 치유하기 어려운 심각한 건강문제를 일으킨다.

행복물질의 불균형에 따른 증상들은 행복물질을 정상적으로 생산할 수 없는 유전자의 환경을 개선해 달라는 강력한 생명 메시지임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우리 몸 세포 안에 들어 있는 생명스위치를 켜는 뉴스타트(생명이야기 6편 참조) 생활로 행복물질을 만드는 유전자들에게 나쁜 환경을 개선하면, 유전자들이 기능을 회복하여 다시 행복물질을 정상적으로 생산하게 될 것이다.

김재호 KB자산운용 상근감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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