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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획재정부가 가짜 새벽(통계 착시)을 주도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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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취업자수 증가가 4만5000명을 기록했다. 마이너스를 걱정하다 4만명을 넘는 수준으로 회복됐으니 한숨 돌린 셈이지만 고용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지표들은 나아질 줄 모른다. 실업률은 3.6%로 9월 기준으로는 13년만에 가장 높고 실업자는 여전히 100만명을 넘기고 있다. 연초 30만명에 달하던 취업자수가 수만명대로 회복된 걸 다행이라고 여길 수도 없는 일이다.

심지어 9월의 취업자 수 증가 조차도 의심의 눈길이 간다. 정부가 단기 일자리 늘리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건 벌써 오래된 일이다. 기획재정부가 총대를 매고 산하기관과 공기업은 물론 협회나 외청까지 1년미만의 임시직이나 인턴 알바 인력을 고용토록하고 있다. 증원 승인에 깐깐해야 할 을 내줘야 할 기재부가 ‘연내 단기 일자리 확대 방안 작성 요청’ 지침을 내려보내며 사람뽑으라고 종용하는 상황이다. 국토부를 비롯해 산하기관이 많은 부처들은 채용 실적을 기관장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공문을 보내 압박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아예 “공공기관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산하기관의 신입사원 채용 절차를 간소화하면서까지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재차 독려하겠다고 공공연히 얘기할 정도다. LH의 ‘전세 임대주택 물색 도우미’ 처럼 생소하고 황당한 알바나 인턴이 급조된게 다 그런 이유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60대의 어르신 알바를 통해 수만명을 고용하며 ‘무늬만 일자리’의 수를 높였었다. 이러고도 취업자 수는 줄었지만 고용의 질은 높아졌다고 주장하는 일부 정부인사들이 부지기수다. 아전인수식 곡학아세의 전형이다.

하지만 이처럼 설탕 코팅으로 정작 속맛이 뭔지 모르게 만드는 당의정식 처방은 필연적으로 또 다른 부작용을 불러 온다.

급조된 알바 일자리가 구조적으로 상시화될 리가 없다. 세금만 허비할 뿐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가짜 새벽 혹은 잘못된 새벽(false dawn) 현상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점이다. 가짜 새벽은 실상과 달리 경제 상황이 호전되는 것처럼 보이는 일종의 착시현상이다. 정부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책 목표와 관련된 통계를 일시적으로 개선시킬 때 나타난다. 이미 하반기들어 월가의 투자자들이 불안한 한국경제를 놓고 지적했던 내용이다.

최저임금 과속인상의 부작용을 놓고 교조적인 소득주도 성장론자들과 정면충돌해 온 기재부가 가짜 새벽의 주모자가 되는 건 이상하다. 어공들은 학교로 돌아가면 그만이지만 정통 관료는 오명으로 남는다는 걸 알텐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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