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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연속 판매목표 달성 어려워진 현대·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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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올해 판매목표를 달성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9월까지 내수와 수출을 합친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에 비해 소폭 증가했지만, 연초 제시했던 수준에는 턱없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량이 크게 감소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가 풀린 올해는 판매가 눈에 띄게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지금껏 실적은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미국 시장의 경우 올 들어 판매량이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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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출시한 신형 싼타페를 배경으로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부사장(오른쪽)과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 디자인 담당 부사장이 기념촬영하고 있다./현대차 제공



자동차 업계에서는 지난 2015년 이후 4년 연속으로 판매목표 달성이 좌절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현대· 기아차의 장기 성장동력이 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3분기까지 목표치 72% 판매…목표 달성 ‘빨간 불’ 켜진 현대·기아차

1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005380)는 올들어 9월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동기대비 2.7% 증가한 336만113대를 판매했다. 기아자동차(000270)는 같은 기간 2.7% 늘어난 207만7360대를 팔았다. 중국의 사드 보복과 미국에서의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보다는 소폭이나마 판매가 늘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월 신년사와 공시를 통해 올해 현대차 467만5000대, 기아차 287만5000대 등 총 755만대를 판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달까지 합산 판매량은 543만7473대로 목표치의 72% 수준을 기록 중이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월평균 판매량은 현대차가 37만3346대, 기아차는 23만818대였다. 연간 판매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남은 기간 현대차는 매달 43만8296대, 기아차는 26만5880대를 팔아야 한다. 이미 시행 중인 개별소비세 감면 조치, 연말 출시될 신차 등을 감안해도 사실상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만약 올해도 판매목표를 넘어서지 못할 경우 현대·기아차는 4년 연속으로 목표 달성에 실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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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이후 현대차와 기아차의 연간 판매 목표치와 실제 판매량/현대차그룹 제공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5년 합산판매량 820만대를 목표로 제시했지만, 실제 판매대수는 801만2995대에 머물렀다. 2016년에는 788만대266대를 팔아 역시 목표치 813대 달성에 실패했다. 지난해에는 중국과 미국에서의 극심한 판매 부진으로 목표치 825만대를 100만대 가까이 밑도는 725만2496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 반등 폭 미미한 中, 판매량 감소한 美…2016년 정점 찍은 후 내리막 지속

올해 현대·기아차가 당초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실적을 기록 중인 것은 최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량 증가 폭이 기대치를 밑돌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8월까지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48만1122대, 기아차는 21만1137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9%, 22% 증가한 수치다. 일단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초토화된 실적을 어느 정도 만회하는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사드 보복이 진행되기 이전과 비교하면 제대로 반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0년 중국에서 103만6036대를 판매한 후 매년 판매대수가 빠르게 증가하며 2016년 179만2021대로 정점을 찍었다. 올 들어 8월까지의 판매량을 근거로 추산할 때 지난해보다 20% 증가해도 연간 판매량은 2012년 133만6561대와 비슷한 137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정확한 집계가 끝나지 않았지만, 9월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감소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9월 중국 도매판매의 경우 현대차는 전년동월대비 6.6%, 기아차는 7.1%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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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중국에서 열린 현대차 엔씨노 신차 출시행사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왼쪽에서 세번째)을 비롯한 회사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현대차 제공



자동차 시장에서는 중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판매실적이 쉽사리 개선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중국에서 업체들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 최근 경기둔화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크게 감소하면서 수요 부진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폴크스바겐과 제너럴모터스(GM)가 중국에서 공급량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도요타, 혼다마저 일본공장을 축소하고 중국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가 계속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불안심리와 부동산 규제 등으로 경기가 둔화된 데다, 중국 정부의 대출 규제도 진행돼 자동차 시장에서의 구매력이 계속 약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의 경우 지난해보다 오히려 판매량이 더욱 감소했다. 올들어 9월까지 현대차의 미국 판매는 50만1700대로 전년동기대비 2%, 45만2042대로 1.3% 각각 줄었다. 같은 기간 미국 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량은 1277만426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증가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도 지난 2016년 142만2603대로 최대 판매실적을 기록한 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부터 미국 판매 부진이 심화된 것은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비중이 적고 노후화된 세단 중심으로 라인업이 구성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의 경우 준중형 SUV 투싼의 올들어 9월까지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25% 증가한데 비해 엑센트(-51.1%), 쏘나타(-24.8%), 그랜저(-76%) 등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경우 G80이 전년동기대비 42.1%, G80은 39.3% 각각 급감했다. 기아차도 SUV인 쏘렌토와 스포티지는 판매량이 각각 10.8%, 11.7% 늘어난 반면 주력 세단인 K3와 K7은 각각 18.7%, 11.1% 줄었다.

◇ 美·中 무역분쟁으로 내년도 고전 예상…SUV 신차 투입은 기대요인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가 내년에도 눈에 띄게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최근 진행 중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세계 1위 시장인 중국에서의 수요가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신흥국 경기침체로 한국을 비롯한 다른 신흥시장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내연기관차가 주를 이루는 기존 자동차 시장의 장기 성장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시장 전체적으로 전기차만 성장하는 가운데 내연기관차는 수요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며 "차량공유, 자율주행 기술 확산으로 향후 자동차 수요 증가율은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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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부산 모터쇼에서 공개된 현대차 대형 SUV 콘셉트카/진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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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각에서는 SUV 중심의 신차 출시로 현대·기아차의 내년 글로벌 판매가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대차는 올해 말 대형 SUV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현재 세단 3종으로 라인업이 구성된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SUV 모델인 GV80도 내년에 모습을 드러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동남아와 중동 여성 운전자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별도의 조직을 신설했고 내년부터 중국에서도 제네시스 판매가 시작된다"며 "기존 미국과 중국, 유럽 중심의 시장 성장성이 정체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신규 시장 발굴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상훈 기자(caesar8199@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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