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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트럼프 사흘째 연준 때리기..."금리인상 멈춰라" 노골적 압박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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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트럼프, '미친' '웃기는' 표현 써가며 연준 계속 비판....중간선거 앞두고 최대치적 경제 둔화 우려에 연일 맹공]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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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흘 연속으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을 강력히 비판했다.

오는 11월 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준의 금리인상이 자신의 최대치적으로 내세우는 미 경제 호조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에 노골적으로 금리인상 중단을 요구하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인 10일 뉴욕증시가 급락하자 '제정신이 아닌'(crazy), '미친'(loco), '웃기는'(ridiculous) 등의 거친 표현까지 써가며 연준을 거세게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오전 폭스뉴스 프로그램 '폭스앤프렌즈'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너무 공격적으로 되지 않기를 원한다. 그들이 큰 실수를 하고 있다"며 "연준이 하고 있는 것은 우습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백악관에서도 기자들에게 "연준이 통제가 안된다"면서도 "파월 의장을 경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닛 옐런 전 의장의 후임으로 선택한 인물이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올해초 취임 이후 지난 8개월 동안 옐런 시절의 긴축통화정책 방향을 고수,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도높은 연준 비판은 이날까지 사흘째 이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너무 빨리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다"며 다시 연준에 대한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주 유세를 위해 백악관을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낮은 금리를 보고 싶다"며 "연준은 자신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잘 조절되고, 많은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나는 그들이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만들어내는 지표들은 기록적"이라며 "특히 인플레이션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이것들이 둔화되길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뉴욕증시의 3대 주요 지수가 지난 10일 채권금리 급등세와 기술주 급락에 3~4%나 폭락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비판수위를 한층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장마감 후 "연준이 실수하고 있다. 연준이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증시 폭락의 책임을 연준에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 우리가 오랫동안 기다렸던 조정"이라면서도 "그러나 나는 연준이 하고 있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저녁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연준이 미쳐가고 있다"며 "그들이 그렇게 해야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연일 연준의 금리인상을 비판하는 이유는 한달도 남지 않은 중간선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중간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인상이 자칫 자신의 최대치적인 경제 호조에 제동을 걸고, 경제지표를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연준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비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 7월부터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와 이로 인한 강한 달러에 잇따라 불만을 제기해왔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비판이 중앙은행의 독립성 침해 논란을 이어지지 않도록 발빠르게 진화에 나섰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금리인상은 경제적 건강의 신호로, 두려워할 게 아니라 환영받아야할 것"이라며 "대통령은 연준에 정책을 지시하지 않고 있다. 연준은 독립적이다. 연준은 그들이 하려는 것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이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 출신인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ISI 부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이 연준의 정책경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파월 의장이 정책경로에 대해 말하는 방법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준은 지난달 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1.75~2%에서 2~2.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올들어 3월과 6월에 이은 세번째 금리인상이었다. 2005년말 첫 금리인상 이후로는 8번째다.

연준은 앞으로도 점진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12월과 내년 3차레의 금리인상이 예상된다. 미국 경제가 최고의 호조를 보이고 있어서다. 연준이 선호하는 8월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전년대비 2.0% 올랐다. 또한 9월 실업률은 3.7%로 49년내 최저를 기록했다.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song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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