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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15년간 ‘가짜’ 그림 진품으로 소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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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03년 경매서 산 이성자 작가 그림 1점

위작 의혹 일자 자체조사해 위작 판정

김재원 의원 폭로 “전 소장품 진위조사해야”

마리 관장 “필요하면 전수조사하겠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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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이 15년전 경매에서 사들여 소장해온 작고화가 이성자(1918∼2009)의 그림 <숨겨진 나무의 기억들>에 대해 최근 ‘가짜’ 판정을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미술관은 뒤늦게 검찰 수사를 요청했지만 공소시효가 끝나 수사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국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10일 낸 보도자료에서 이런 사실을 공개하고 “미술관의 허술한 소장품 관리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자료에 따르면, <숨겨진 나무의 기억들>은 2003년 서울옥션의 경매에서 3770여만원에 구입해 소장해왔다. 지난해 12월 이성자 회고전(올해 3~7월 과천관)을 준비하던 내부 학예실 관계자가 위작 의혹을 제기하자 미술관이 자체조사와 전문가회의를 벌여 올해 2월 위작으로 최종 판정을 내렸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이 가짜 판정을 받은 것은 1969년 미술관 창설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미술관은 검찰에 위작유통 경위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지만 검찰은 공소시효가 지나 수사 실익이 없다며 ‘공소권 없음’ 처분을 통지했다.

위작 판정을 받은 작품에는 작가가 작품 서명 때 평소 썼던 알파벳 철자들(‘SEUND JA RHEE’)과 달리 ‘D’가 빠진 ‘SEUN JA RHEE’만 적혀있다. 화폭 뒷면에 친필 서명도 없어 다른 진품들과 확연히 다르다. 김 의원은 “작품을 구입하고 나서 2012년부터 작가 유족들이 위작 의혹을 제기했고, 2014년엔 유족들이 (소장품과 같은 도상의) 진품을 구입한 것도 미술관은 알고있었다. 하지만, 경매사로부터 소장이력과 작가가 쓴 진품확인서를 받는 선에서 일단락하고, 자체 진위조사는 지난해까지 별도로 하지 않았다”면서 “미술관 전체 소장품의 진위를 가리는 전면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술관 소장품 8164점 가운데 92.3%인 7536점이 진품보증서가 없으며 작가들로부터 저작물 이용허락을 못 받은 작품도 1341점에 이른다는 내용의 자료도 김 의원은 별도로 배포했다.

미술관 쪽은 10일 저녁 긴급 해명자료를 내어 소장품의 위작 판정과 수사의뢰 사실을 시인했다. 그림은 ‘불용(不用)처리’가 결정돼 폐기 또는 매각할 방침이며 그림을 판 서울옥션에는 손해배상 청구 등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바르토메우 마리 관장도 11일 국회 문체위 국정감사에 나와 필요한 소장품에 대해서는 진위를 가리는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도판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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