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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IF] 지구 주변에만 우주 쓰레기 7500t … 英 연구진 세계 첫 포획 실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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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영국 연구진이 처음으로 우주 공간에서 우주 쓰레기를 포획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우주 쓰레기는 수명이 다한 위성의 부품에서부터 페인트 조각에 이르기까지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인공 물체를 말한다. 크기가 작아도 워낙 속도가 빨라 우주선이나 위성에 부딪히면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번 실험 성공으로 위험한 우주 쓰레기를 사전에 제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영국 서리대학 우주센터는 지난달 19일(현지 시각)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발사된 '리무브데브리스(RemoveDebris)' 위성이 그물을 발사해 가상의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위성은 서리대에서 설립한 위성 전문업체 서리 새털라이트 테크놀로지가 개발한 것으로, 지난 4월 미국 스페이스X사의 로켓에 실려 우주정거장으로 갔다.

리무브데브리스 위성은 세탁기만 한 크기에 무게는 100㎏이다. 위성은 우주 쓰레기 역할을 할 벽돌 크기의 초소형 위성을 탑재하고 있다가 실험 전에 우주 공간으로 방출했다. 이후 위성은 가상의 우주 쓰레기 7m 앞으로 가서 폭 5m의 그물을 발사해 포획했다.

서리대 우주센터는 다음 달에도 가상의 우주 쓰레기인 또 다른 초소형 위성을 방출하고 내장 카메라로 크기와 모양을 파악하는 실험을 한다. 내년 1월에는 새로운 포획 실험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엔 위성 상단에서 10㎠ 면적의 과녁을 단 로봇팔을 1.5m 뻗고 여기에 작살을 쏘아 맞혀야 한다. 마지막은 그물로 감싸거나 작살로 꿰뚫은 우주 쓰레기를 불태우는 실험이다. 내년 3월쯤 10㎡ 면적의 돛을 펼쳐 위성의 속도를 떨어뜨릴 예정이다. 서리대 우주센터의 구그리엘모 아그리에티 소장은 "최종적으로 우주 쓰레기가 수거 위성과 함께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마찰열에 불타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 주변에는 7500t 이상의 우주 쓰레기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우주국(ESA)은 우주 쓰레기 조각이 약 1억7000만 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작아도 속도가 AK 소총으로 쏜 총알의 10배(시속 2만5000㎞)나 돼 우주선이나 위성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미국은 길이 5㎝ 이상 크기의 우주 쓰레기 2만여 개를 잠재적 위험물로 보고 추적 중이다.

우주 선진국들은 다양한 우주 쓰레기 포획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일본은 전기를 띤 채찍을 휘둘러 우주 쓰레기가 달라붙게 하는 실험을 했지만 채찍이 풀리지 않아 실패했다. 스위스는 집게발, 미국은 접착 테이프로 우주 쓰레기를 포획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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