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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IF] 병원균서 토마토 지켜내는 '보디가드 토양 미생물'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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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토양 미생물 ‘TRM1’을 처리한 토마토 품종(오른쪽)과 처리하지 않은 토마토(왼쪽)의 모습. 미생물이 있는 품종은 풋마름병에 끄떡없는 반면 미생물이 없는 품종은 시들었다. /연세대




국내 연구진이 식물을 병으로부터 지켜주는 토양 미생물을 발견했다. 병원균 침입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하는 '보디가드 미생물'인 셈이다. 앞으로 토양 미생물을 활용해 친환경 생물 농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 김지현 교수와 동아대 이선우 교수 공동 연구진은 지난 9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식물이 병원균에 대항하기 위해 토양 미생물을 이용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식물병리학에서는 병원균이 침입하면 식물이 자체적으로 다양한 저항 물질을 분비해 맞선다고 알려졌지만 토양 미생물이 병원균과의 전쟁에서 우군(友軍)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밝혀졌다.

연구진은 병에 강한 토마토 품종인 하와이 7996과 병에 잘 걸리는 품종인 머니메이커를 실험실에서 재배하면서 뿌리 근처에 서식하는 토양 미생물의 종류와 DNA를 분석했다. 그 결과 병저항성 품종인 하와이 7996의 뿌리 근처에서 머니메이커에서는 보이지 않는 미생물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해당 미생물을 'TRM1'이라고 이름 붙였다.

연구진은 이 미생물이 토마토를 공격하는 풋마름병의 발생과 진전을 억제한다고 설명했다. 마치 사람 장(腸)에 이로운 세균이 병원균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실제로 토양에서 TRM1을 분리해 배양한 다음, 병에 약한 머니메이커 품종 토마토에 처리하자 풋마름병 발생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김지현 교수는 "이번에 발견한 TRM1 미생물을 대량 배양해 미생물 농약과 비료를 개발하는 연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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