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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신한은행 채용비리’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구속영장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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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신한은행 신입사원 부정채용 의혹을 받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0일 오전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동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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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채용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가까스로 구속을 피했다. 조 회장의 신병을 확보하고 윗선의 공모 여부를 수사하려던 검찰의 계획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서울동부지법 양철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1일 오전 1시쯤 “주거가 일정하고 피의자의 직책, 현재까지 확보된 증거 등에 비춰볼 때 도망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양 부장판사는 “피의자와 사건 관계자의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이 많아 피의 사실과 관련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고,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도 있다”며 영장 기각 사유를 덧붙였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전날 오전 10시13분쯤 송파구 동부지법에 도착한 조 회장은 '특혜채용 관여 혐의 인정하나' '임원 자녀나 외부인사 특혜채용 있었나' '구속기소된 인사부장들과 공모했나' 등 취재진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곧장 법정으로 향했다.

앞서 8일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주진우)는 위계에 의한 업무 방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2015년 3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조 회장이 신한은행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앞서 구속기소된 전 인사부장들로부터 특혜채용 관련 보고를 받거나 부정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영장 기각으로 검찰 수사는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달 17일 2013년 상반기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인사부장으로 재직한 김모씨, 2015년 하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인사부장으로 재직한 이모씨 등 2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한 바 있다. 공소장에는 90여명의 지원자가 채용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적시했다.

검찰은 신한은행이 채용 과정에서 외부 청탁을 받은 지원자와 부서장 이상 임직원 자녀를 각각 ‘특이자 명단’ ‘부서장 명단’으로 분류해 별도 관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형마다 명단에 있는 지원자 점수를 수시로 고위 임원에게 보고하고 점수를 조작한 정황도 포착했다. 또 신한금융지주 전직 최고 경영자나 고위 관료가 채용 청탁한 사례도 발견됐으며, 애초 목표했던 남녀 채용 비율에 이르지 않자 면접 점수를 임의 조작해 남성 합격 인원을 늘린 것으로 파악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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