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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국립현대미술관 "경매서 산 이성자 그림 한 점 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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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3천774만원 구입 '숨겨진 나무의 기억들', 자체조사서 위작 판단

경매사 "작가 확인서 존재…책임지는 차원서 일단 환불처리"

연합뉴스

위작으로 판정된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이성자 '숨겨진 나무의 기억들'.
현대미술관은 유족 측이 진작을 소장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이 국내 경매에서 구입해 소장하던 이성자(1918∼2009) 그림 한 점을 위작으로 자체 판정한 사실이 알려졌다.

현대미술관은 10일 배포한 자료에서 소장품인 이성자 '숨겨진 나무의 기억들'을 자체 조사해 올해 2월 위작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현대미술관이 소장품을 위작 판단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해당 그림은 폐기 또는 매각될 예정이다.

현대미술관은 2003년 유수 경매사 경매에서 이 그림을 3천774만원(수수료 포함)에 샀다.

2012년 현대미술관 전시에서 해당 그림을 접한 이성자 유족 측이 위작 의혹을 처음 제기했으며, 이에 현대미술관은 경매사가 제출한 작품확인서를 확인해 진작이라고 1차 진단했다.

그러나 이성자 회고전 준비과정에서 현대미술관 내부에서 다시 위작 의혹이 제기됐고, 미술관은 재조사와 전문가 회의를 거쳐 올 초 위작으로 결론 내렸다.

올해 3∼7월 과천관에서 열린 해당 회고전에는 유족이 진품이라고 밝힌 같은 이미지의 작품이 전시됐다. 유족은 2014년 이 작품을 구매해 소장 중이라고 현대미술관은 전했다.

현대미술관은 "제작·유통 과정의 위법성에 대해 검찰수사를 의뢰했으나 8월 수원지검으로부터 공소시효 만료에 따른 수사 불가 통보를 받았다"라면서 "작품 처리 방안과 판매자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경매사는 "2002년 작가가 해당 그림이 자기 작품이 맞다고 보내온 작품확인서가 있고 위탁자가 계속 진품임을 주장하는 만큼, 위작이라고 결론 내리긴 섣부르다"며 "일단 책임지는 차원에서 환불처리한 뒤 작품조사 등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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