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공공의 적' 자처하나…구글, 세금회피·선탑재에 모르쇠까지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 출석
의원 질문에 "모른다" 대답만
유영민 장관 "정부부처 합동조사 검토"

아시아경제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구글이 ICT 관련 국정감사에서 집중포화를 맞았다. 스마트폰 앱 선탑재 논란부터, 망 무임승차, 조세회피 등 가볍지 않은 이슈들에 줄줄이 얽혔다. 의원들의 문제 제기와 이어진 질문에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이며 의원들의 화를 돋구는 모습마저 보였다. 정부는 유관 부서가 합동으로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는 구글·애플·페이스북 등 글로벌 ICT 기업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이번 국감에서 첫번째 질의를 맡은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앱 선탑재 문제를 지적했다. 현재 국내 주요 단말기에는 구글 앱을 포함, 60여개 이상의 앱이 선탑재 된 채 출시된다. 과다한 배터리 소모 등 이용자편익을 침해하고, 소비자선택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은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제공을 조건으로 구글 앱의 선탑재를 제조사에 강요했다면 이는 현행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구글을 비롯한 해외사업자의 세금 회피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등 세계적 ICT기업들은 세금 회피 전문기업들이기도 하다"면서 "디지털세든 부가가치세이든 국내에서 이들 사업자에 대한 정당한 세금을 매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 질의 자료에서 "글로벌 콘텐츠제공자(CP)가 무상으로 망을 이용하고 망 증설·고도화 비용은 국내 통신사, CP에 전가하고 있다"며 "글로벌 CP도 수익에 상응해 정당한 대가를 부담하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네이버는 망 사용료로 연간 700억원 가량을 내지만, 구글은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오후 증인으로 출석한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에게 구글의 한국 매출액과 세금, 카드결제 구조 등을 질문했다. 그러나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은 "잘 알지 못한다. 영업기밀이기 때문에 공개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존 리 사장은 데이터 서버를 국내에 설치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데이터 서버 설치는 다양한 요소로 결정한다"면서 "최상의 성능을 서비스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결정하는 것이지, 결코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고 말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내 캐시서버가 몇개인지를 물었으나 역시 "모른다"면서 "할 수 있는 한 자료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모르쇠' 답변이 이어지자 노웅래 과방위 위원장이 발끈했다.

노 위원장은 "다 모른다고 일관하는 것은 세계적 기업에서 있을 수 없는 태도"라면서 "이 같은 태도가 브랜드 가치를 훼손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책임감 있게 대답하라"고 말했다.

구글 등 해외 사업자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부처의 합동조사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이 날 나왔다.

박선숙 의원은 "과기정통부는 물론, 방통위, 공정위, 기획재정부 등이 같이 조사하는 합동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진 의원도 "글로벌 ICT 기업에 대한 공동대책을 마련하는 기구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며 "국내 신용카드사를 통해 매출 총액을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시아경제

이에 유영민 과기부 장관은 "(구글세와 관련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기재부, 금융위, 공정위와 함께 합동조사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태희 국민대 교수는 최근 구글이 지난해 국내에서 최대 4조9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구글은 국내에서 약 200억원의 세금만 낸 것으로 파악된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