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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반달` 원작자 가옥에 울려퍼진 동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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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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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북구 수유동에는 1924년 한국 최초의 창작동요 '반달'을 쓴 윤극영(1903~1988)이 생전 살던 가옥이 있다. 이 아담한 벽돌집은 서울시가 유족에게서 매입해 리모델링을 거쳐 '서울시 미래유산 제1호'로 선정해 2014년 10월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설날' '반달' '따오기' '고기잡이' 등을 작곡해 '반달 할아버지'로 불린 그가 1977년부터 작고할 때까지 말년을 보낸 이 가옥엔 유품이 전시돼 있다.

지난 4일 오후 이곳에서 뜻깊은 공연이 열렸다. 극단 진동이 윤극영의 동요를 접목한 창작 음악극 '반달여행'을 공연한 것이다. 극단 진동이 강북구 수유동의 지역 극단으로 활동하면서 윤극영 가옥이 복원되는 시점부터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었기에 만들어질 수 있었던 공연이다. 마당의 단풍나무 그늘 아래 의자가 놓였고, 무대 앞은 30여 명의 동네 아이들로 꽉 들어찼다.

"기차길 옆 오막살이~ 아기아기 잘도 잔다~". 온 국민이 다 흥얼거릴 수 있는 윤극영의 '기차길 옆'을 부르며 공연은 시작됐다. 아이들도 일제히 따라서 노래를 부르자 푸른이가 바닷속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은 '반달여행'이 시작됐다.

"반달 할아버지와 떠나는 신나는 동요여행을 떠나볼 텐데요. 여행을 떠나려면 기차표가 있어야겠죠. 기차표는 집 안에 숨어있어요. 자 찾아볼까요?"

푸른이는 친구들과 신발 멀리차기 놀이를 하다 새로 선물 받은 신발을 잃어버리게 된다. 신발을 찾아 바닷속 물고기 나라에 가게 된 푸른이는 물고기들과 해파리, 아기 불가사리 등을 만난 끝에 꼬부랑 할머니와 만나게 된다. 할머니를 통해 소중한 것을 함께 나누는 기쁨을 배우게 된 푸른이는 물방울을 타고 다시 지상으로 돌아온다. 여행의 길목마다 윤극영의 동요도 함께했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동요를 부를 때마다 아이들도 함께 노래를 불렀다. 윤극영 가옥 옆 골목길을 지나가던 아이와 엄마도 노래에 이끌려 공연을 보러 들어오는 일도 있었다.

12월 11일까지 총 20회에 걸쳐 매주 화·목요일 오후 3시에 '반달놀이'는 열린다. 이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18 지역명소활용공연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열렸다. 지역 명소를 활용한 문화예술 공연을 통해 풀뿌리 예술을 부흥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경남 밀양시 영남루에서는 11월 18일까지 매주 말 밀양아리랑을 소재로 한 공연 '영남루愛 풍류가 흐르다'가 열린다. 강원도 강릉시에서는 '강릉부사납시오!', 강원도 정선군에서는 '아빠의 청춘'이 이어진다. 제주시에서는 10월 한 달간 항파두리 항몽유적지에서 '항파두리저항문화예술제 : 정신의 복원'이 공연될 예정이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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