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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병에 강한 식물에는 `보디가드 미생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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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식물에 서식하는 특정 미생물이 풋마름병과 같은 식물 질병의 발생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김지현 연세대 생명과학부 교수와 이선우 동아대 응용생물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진은 병저항성 식물에서 번성하는 특정 미생물이 토마토 풋마름병 발생과 진전을 억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가지과 작물의 풋마름병은 토양에 장기간 생존할 수 있는 세균에 의한 질병으로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함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방제방법이 없었다. 작물 품종들 중에는 병에 잘 걸리는 '감수성' 품종과 똑같은 조건에서도 병이 잘 안 걸리는 저항성 품종이 있는데, 이들의 병에 대한 반응은 품종 자체의 유전적 요소 외에 식물체에 함께 서식하고 있는 미생물들을 포함한 다양한 환경에 의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연구진은 품종별로 미생물군집이 달라서 풋마름병 저항성·감수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가설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병저항성 토마토 품종인 하와이 7996과 병에 잘 걸리는 감수성 품종인 머니메이커를 실험포장에 재배하면서 뿌리 근처에 서식하는 미생물 종류와 빈도 등을 조사하고 이들이 갖고 있는 전체 DNA 서열을 분석했다. 그 결과 병저항성 품종인 하와이 7996의 뿌리 근처에 특정 미생물이 더 많이 서식하는 것을 발견했으며, 해당 미생물의 유전체 정보를 이용해 이를 분리해내어 이를 'TRM1'이라고 명명했다. 연구진은 "토양 속의 TRM1이 토마토 풋마름병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현재 관련 기술의 국내외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김지현 교수는 "토양미생물의 군집 수준에서 가지과 작물의 풋마름병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 실제 농작물의 병 발생 억제와 관련한 친환경 농약,비료 등 개발 가능하다"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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