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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北 ICBM 폐기카드 美에 제안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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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4차 방북◆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가 "북한이 평양 정상회담에서 이야기한 것 외에 (미국에) 플러스 알파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를 제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직전인 6일 태 전 공사는 워싱턴 민간 단체인 한인나눔운동(대표 나승희)이 고려대에서 주최한 강연에서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있어서 미국의 관심을 떼어놓으려는 의도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태 전 공사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시절에 '전략적 인내' 정책을 앞세워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우선 순위에서 7~9번째에 불과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완성했다고 선언하면서 북한 비핵화 문제가 미국 외교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부상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이 사실상 핵무기를 완성한 상태에서 시간을 끌다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를 원한다"며 "북한은 당분간 미국의 관심에서 벗어나고, 제재도 느슨해지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일부 비핵화 조치에 대한 대가로 미국에 요구하고 있는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한반도에 대한 유엔사령부 개입을 막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를 통해 귀순하는 경우 그 책임은 유엔사에 있다"며 "북한이 남침을 감행하더라도 일단 유엔사 관할 지역을 통과해야 한다. 이때 유엔군이 자동으로 한반도에 개입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원하는 것은 종전선언을 통해 유엔사령부가 사실상 한반도를 떠나게 되는 상황"이라며 "유엔사가 없는 DMZ에는 북한이 침공하더라도 유엔군이 지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특히 북한이 싱가포르 선언을 통해 중요한 성과를 챙겼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지금까지 한국과 미국의 일관된 대북정책은 '선비핵화→후지원'이었는데,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난 이후 '선신뢰구축→후비핵화' 구도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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