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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코인사전]<22> 하드포크 필요 없는 블록체인 ‘테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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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도 체인상에서 가능···‘온체인 거버넌스’ 구현

자체 언어 미켈슨·오카멜, 보안 늘리고 버그 줄여

디앱 확보·소송 사태 극복은 남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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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포크란 블록체인 기능 개선을 위해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때, 기존 버전과 호환이 불가능하게 변하는 것을 말한다. 변화에 동의하지 않는 참여자들은 기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포기해야 하고, 그 결과 체인이 나뉜다. 체인이 둘로 쪼개질 경우 네트워크 안정성이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하드포크는 블록체인을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만약 네트워크를 나누지 않고도 단일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수 있다면 위험부담도 줄어든다. 이 같은 생각에서 탄생한 존재가 ‘테조스’다.

테조스는 ‘자체 수정 블록체인’을 표방한다. 변화를 위해 하드포크를 택할 필요 없이 스스로 수정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혁신적인 기능을 내세운 결과 테조스는 지난해 세계 ICO 시장에서 2,600억원을 끌어모으며 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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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테조스는 어떻게 ‘자체 수정’을 할 수 있게 된 걸까. 하나의 체인 위에서 블록체인을 이끌어 나간다는 ‘온체인 거버넌스(On-Chain Governance)’와 미켈슨(Michelson), 오카멜(Ocaml)로 불리는 자체 프로그래밍 언어가 그 비결이다.

온체인 거버넌스는 모든 참여자에게 블록체인 프로토콜을 자체 수정할 수 있는 원장을 제공하고, 업그레이드를 원하는 사용자들이 수정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참여자들은 단일 네트워크 안에서 프로토콜 수정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고, 가장 많은 동의를 얻은 수정안으로 자체 업그레이드가 진행된다.

미켈슨, 오카멜 언어는 테조스 블록체인에서 스마트계약을 기록하기 위한 언어다. 두 언어 모두 스마트계약의 코드를 수학적으로 구현하는 데 특화됐다. 간단한 코드로 설계된 언어인 만큼 수정하기 쉽다.

이 자체 언어들은 수정도 쉽지만 안정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원조 블록체인인 비트코인의 C++언어는 그간 버그(프로그램 오류)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버그가 악용될 경우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마비될 수 있기 때문에 보안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보안이 흔들리는 플랫폼 위에서 디앱들은 안정적으로 구축될 수 없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테조스의 미켈슨, 오카멜 언어는 스마트계약의 코드를 수학적으로 증명하기에 적합하다. 이는 보안을 향상시키는 데 이용되는 기술인 공식검증을 가능하게 하고, 버그 발생 가능성을 낮춘다. 디앱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된다. 테조스가 ‘스마트계약과 디앱(DApp)을 위한 플랫폼’을 내세울 수 있는 이유다.

테조스는 하드포크나 보안 외에도 기존 블록체인의 문제점을 하나 더 해결했다. 작업증명(PoW·Proof of Work) 합의방식의 허점인 소수 마이닝(채굴) 풀의 독점 문제와 높은 전기료다.

테조스는 블록 생성 시 합의방식으로 지분증명(PoS·Proof of Stake)을 택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다. ‘베이커’로 불리는 참여자들은 테조스 암호화폐인 테지(XTZ) 1만 개를 가지고 있어야 블록을 생성하는 ‘베이킹’을 할 수 있다. 이 때 베이커가 되고 싶은 참여자는 다른 테지 보유자들로부터 코인을 위임 받는 것도 가능하다. 베이킹에 성공한 베이커는 그에 따른 보상을 테지로 받게 된다.

위임이 가능하다는 점은 이오스의 위임지분증명(DPoS·Delegated Proof of Stake)과 유사하다. 그러나 이오스는 선거를 통해 블록 생성 권한을 위임하는 방식인 반면 테조스는 선거 대신 테지를 주는 방식이라는 점이 차이난다.

이처럼 테조스는 다른 블록체인과 차별화된, 여러 혁신적인 요소들을 도입했다. 그러나 이런 테조스에게도 풀어야 할 과제는 존재한다.

우선 디앱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디앱을 위한 플랫폼’을 내세웠지만 아직까지 테조스를 기반으로 구동되는 디앱은 없다. 현재까지 머니트랙(Moneytrack)과 스카이넷(Skynet) 두 프로젝트가 테조스 블록체인을 이용하겠다고 밝혔지만 개발 중이다. 재단 운영진 간 분쟁으로 메인넷 출시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진 탓이다. 테조스 스스로 디앱을 위한 플랫폼이 되겠다고 밝힌 만큼, 킬러앱이 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캐서린 브라이트만 테조스 재단 창립자는 지난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블록체인 서울 2018’에 참석해 상업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조스코리아 관계자도 “최근에 스카이넷이 테조스 기반 프로젝트로 새롭게 등장했다. 이런 디앱들이 더 많아지길 바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송 사태 역시 테조스가 넘어야 할 산이다. 테조스 ICO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자금 모집 이후 개발이 미뤄지자 테조스 재단과 창립자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으며, 캘리포니아북부지방법원은 지난 8월 해당 소송을 접수했다. 이 밖에도 테조스는 미국 증권법 위반 등 이유로 4건의 소송에 휘말린 상태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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