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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김영란법' 완화에도… 유통업계 추석 대목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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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업체, 전년比 매출 증가 한자릿수 그쳐…“소비심리 위축이 주요원인” 분석 / 롯데마트·홈플러스·이마트 등 의무휴업 직격탄 맞은 대형할인점… 선물세트 판매 증가 2%대 불과

세계일보

유통업계가 올 추석 대목 장사에서 크게 웃지 못했다. 지난 2월 설에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한 데 반해 이번 추석에는 소폭 상승에 그쳤다. 올 1월 개정된 ‘부정청탁금지법’에 따라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조정된 점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본판매 매출이 작년 추석보다 7%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로 구성된 가공식품·생필품 선물세트 매출 신장률이 20%로 가장 높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고가의 농축수산물 선물세트가 많이 팔려야 매출이 증가하는데, 중저가로 구성된 가공생필품이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며 “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주로 판매되는 가공생필품이 백화점에서 많이 판매됐다는 것은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7일부터 20일까지 추석 선물 본판매 매출이 6.9% 성장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개정된 ‘부정청탁금지법’에 따라 전체 매출 견인을 기대했던 농산품(1.2%)과 수산물(2.2%) 등이 크게 저조했다.

현대백화점은 7일부터 17일까지 선물세트 본판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 오르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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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들은 의무휴업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은 추석 명절 전날인 23일 상당수 점포가 문을 닫았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형마트들은 기초자치단체가 지정한 날 문을 닫아야 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 추석 선물세트 판매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2.1% 느는 데 그쳤다”며 “추석 전날 의무휴업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석 연휴 직후인 오는 28일 정부가 주도하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코리아세일페스타’도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개최 자체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고, 행사 기간과 주최 예산도 대폭 줄어 경제적 효과가 반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행사는 다음달 7일까지 열흘간 진행되며 패션·잡화·식품·생활 등의 상품이 최대 80%까지 할인된다.

코리아세일페스타 사무국에 따르면 지난 22일까지 코리아세일페스타 참여를 신청한 업체는 231개로, 지난해 446개에 비해 절반가량 줄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상시 할인을 하고 있어, 행사 기간에 특별히 더 매출이 늘지 않는다”며 “갈수록 ‘코리아세일페스타’의 효과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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