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7 (수)

반복되는 '설날·추석' 폐지 청원…"웃긴 청원이지만 그래도 없었으면"

댓글 7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황희정 기자] [실질적 폐지 없어도 꾸준히 계속되는 '명절 폐지 청원'…스트레스에 소화장애까지 유발]

머니투데이

지난 13일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온 '명절 폐지' 청원 글에 26일 오후 1시 기준 1003명이 동의 의사를 나타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 차례를 지내고 음식을 나눠 먹으며 화합을 다지는 명절이 누군가에게는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 때문에 명절에 모이기를 꺼리거나 아예 명절을 없애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미 청와대 게시판에는 명절 폐지를 주장하는 청원 글이 여러 건 올라와 있다.

◇반복되는 '명절 폐지' 청원 글

지난 2월부터 26일까지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온 '명절 폐지'를 키워드로 한 글은 14건에 달한다. 한 청원자가 "명절만 되면 이혼율이 폭증하고 장시간 운전해야 하는 남성들도, 제사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 여성들도 모두 힘들게 한다"며 올린 글에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1003명이 동의했다.

인터넷 카페에선 해당 링크를 공유하며 청원에 동참할 것을 유도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웃긴 청원이지만 명절문화를 생각하면 차라리 없어졌으면 좋겠다" "청원한다고 폐지될까 싶지만 동의는 눌렀다" "명절이 문제가 아니라 관행이 문제" 등 다양한 의견을 나타냈다.

명절로 인한 스트레스로 소화기 장애나 두통, 심리적 증상을 겪기도 하는데 이를 '명절증후군'이라고 한다. 특히 가사노동과 장거리 운전으로 어깨, 손목 등의 통증을 많이 호소하며 평소 앓던 질환이 심해지는 증상도 이에 포함된다. 학업이나 취업 등의 압박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명절증후군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머니투데이

/삽화=머니투데이 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성인남녀 2명 중 1명 명절증후군 겪어

지난 24일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성인남녀 222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명절증후군을 겪은 응답자가 52.0%를 기록했다. 특히 기혼여성의 81.6%가 명절증후군을 겪어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기혼남성(67.6%) △미혼여성(55%) △미혼남성(40.5%) 순으로 집계됐다.

또 상당수의 성인남녀가 추석 가족모임 후 불쾌한 감정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추석에 친지 모임에 참석했다고 답한 이들(62.3%)에게 모임에 참석한 후 후회한 적이 있느냐고 물은 결과 67.7%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명절증후군은 실제 부부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난해 법원행정처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설날과 추석 연휴를 전후해 하루 평균 577건의 이혼신청서가 접수됐다. 같은 해 평일 일평균 이혼 신청 건수 298건의 2배 가깝다.

결혼한 30대 여성 주부 A씨는 "매년 명절 1주일 전부터 스트레스를 받기 십상"이라며 "명절이 갖는 의미를 이해하면서도 심신이 받은 피로를 생각하면 폐지 청원에 같은 목소리를 내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황희정 기자 hhj2609@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