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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가격 밀리는 韓 조선사, 고효율·친환경 기술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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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들이 환경 규제를 피하면서 선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기술을 적용하면 선박을 운항할 때 연료를 최대 10% 안팎 절약할 수 있다. 최근 중국이나 싱가포르 등 경쟁국 업체들이 낮은 인건비를 무기로 내세우고 있어 한국 조선사들은 신기술로 수주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중공업(010140)은 8월 16일 유럽의 셀시우스 탱커스(Celsius Tankers)가 발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에 ‘세이버 에어(SAVER Air)’란 장치를 장착할 예정이다. 세이버 에어는 선체 바닥 면에 공기를 분사하는 설비로 선체 표면과 바닷물 사이에 공기층을 만들어 마찰 저항력을 감소시켜준다. 마찰이 줄면 줄수록 연료비는 절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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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버 에어의 개념도./삼성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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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은 2007년부터 세이버 에어와 같은 에너지 절감 장치(ESD·Energy Saving Device) 5종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선박에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ESD는 선체 외판에 장착해 선체 주변의 물흐름을 개선해 저항을 줄여주는 ‘세이버 핀(SAVER Fin)’으로 지금까지 약 200척의 선박에 달았다.

프로펠러와 배의 방향을 조정하는 키(러더·Rudder) 사이에 장착돼 선박의 추진력을 향상시키는 ‘러더 벌브(Rudder Bulb)’도 지금까지 169척의 선박에 적용됐다. 이 장치는 프로펠러가 회전할 때 생기는 소용돌이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 외에 컨테이너와 컨테이너 사이의 공간을 최소화해 운항 중 공기저항을 줄여주는 ‘사이드 갭 프로텍터(Side Gap Protector)’, 프로펠러로 유입되는 물을 프로펠러 회전방향과 반대로 미리 변경해 추진력을 높여주는 ‘세이버 스테이터(SAVER Stator)’도 유조선과 컨테이너선에 장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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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개발한 세이버 핀. 선체 주변의 물흐름을 개선해 저항을 줄여준다./삼성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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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042660)도 친환경·고효율 기술을 개발해 선박에 적용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엔진에서 발생하는 폐기 가스의 열을 이용해 증기 터빈을 돌린 후 이를 전기로 전환해 재활용하는 ‘폐열회수장치(WHRS·Waste heat recovery system)’를 개발해 선박에 적용하고 있다. 또 주 엔진과 프로펠러 사이의 축(Shaft)에 발전기를 연결해 전기를 만드는 ‘샤프트 제너레이터(Shaft generator)’ 기술도 갖고 있다.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선박에서 배출되는 모든 하수·오물을 하나의 저장 공간에 모은 후 단계별로 정화시키는 ‘선박 오수 처리 장치(Grey water treatment system)’, 고온으로 연소되는 엔진 내부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을 줄여주는 장치,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Volatile Organic Compounds) 배출을 줄여주는 장치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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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세이버 스테이터, 프로펠러, 러더 벌브./삼성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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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은 기존 LNG운반선보다 연료 효율은 약 30% 높고 황산화물 배출량은 95% 이상 줄인 천연가스 추진 엔진(ME-GI)·완전재액화시스템(FRS·Full Re-liquefaction System)이 탑재된 LNG운반선도 건조한다. 대형 조선사 관계자는 "환경 규제가 점점 강화되는 추세여서 고객들의 요구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연료절감 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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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개발한 고압 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 천연가스를 고압 처리한 뒤 엔진에 공급하는 기술은 2014년에 한국기계기술단체총연합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10대 기계기술’에 뽑혔다./대우조선해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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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호 기자(je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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