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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MT리포트]“전 세계 부엌이 사라지고 있다”…배달앱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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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배달앱 빛과 그림자<6> 배달앱이 바꿔놓은 세계 요식산업 풍경 ]

머니투데이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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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배달은 더 이상 한국만의 자랑이 아니다. "여기 자장면 두 그릇이요~" 하던 때의 배달을 생각해서도 안 된다. 미국에서는 로봇이 배달하고 중국에서는 스타벅스조차 배달한다. 세계 음식배달 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음식배달이 활황인 이유는 스마트폰에 익숙하고 매 끼 요리할 시간이 없는 1인 가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은 도시에 밀집한 소비자와 공급자(음식점)를 연결하는 중개서비스이다. 공유차량으로 기동력을 확보한 우버(우버이츠)와 그랩(그랩프레시) 등 세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업체들이 빠르게 음식배달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지난 6월 '이제 부엌은 사라졌나?'(Is the Kitchen Dead?)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글로벌 음식배달 시장 규모는 매출액 기준 약 350억 달러(약 39조2000억원)이며, 연 20%씩 성장해 2030년에는 365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나 유럽뿐만 아니라 중국, 동남아,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도 매년 10% 이상 고성장 중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IT공룡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각각 배달앱 '어러머'와 '메이퇀덴핑'를 내세워 대리전을 벌이고 있고, 루이싱커피는 커피배달 서비스로 창업 1년 만에 스타벅스를 바짝 추격했다. 매장경험을 강조하던 스타벅스도 이달부터 최초로 중국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배달 인프라에 최신 기술을 접목하는 시도도 이어진다. '도어대시'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특수 은박지를 사용해 보온과 신선도 유지 기능을 높인 배달 박스를 도입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사람 대신 무릎 높이의 로봇 배달부를 이용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 전 직원이 창업한 '줌피자'는 매장 주방에서 피자를 초벌구이를 한 다음 배달트럭 안에 설치한 오븐에서 목적지까지의 도착 시간을 정확히 계산해 마저 굽는다.

음식배달은 요식업계 풍경도 바꿨다. 저렴한 패스트푸드부터 고급 레스토랑에 이르기까지, 테이블을 없애고 배달만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 늘고 있다. 2016년 한국계 미국인 스타 셰프인 데이비드 장은 매장 없는 레스토랑 체인 '안도'를 열었다. 고객들이 홈페이지나 안도 앱으로 주문을 하면 요리사들이 즉시 요리를 만들어 우버를 통해 배달한다. 안도는 올해 초 우버이츠에 인수됐다.

배달앱은 오프라인 주방을 배달허브로 이용한다. '캐비어'는 단기 임대한 조리시설에 배달 서비스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유명 맛집의 요리사들을 초청해 팝업키친을 연다. 영국 '딜리버루'는 유명 식당과 협력해 전 세계 30여개 도시에서 200여개 이동식 부엌을 운영 중이다. '굿 엉클'은 배달을 하지 않는 유명 음식점과 레시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그곳의 음식을 똑같이 만들어 배달하고 있다.

구유나 기자 yu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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