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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마르고 딱딱해진 송편… 전골로 끓이니 딱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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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치 곤란 송편으로 새로운 요리 - 고기·파와 함께 산적으로 굽고

남은 과일과 섞어 달달한 탕수로도… 가을 미각 토란과 함께 쪄도 좋아

한가위 한가득 빚어놓은 송편은 잔뜩 남아 처치 곤란해지기 일쑤다. 온 식구 모여 앉아 정성스레 만든 송편이 냉동실에 들어갔다가 내년 추석에 튀어나오기도 한다. 오래돼 딱딱해진 송편은 전자레인지에 돌리거나 다시 쪄내도 원래의 쫄깃한 식감을 되찾기 어렵다. 남은 송편은 다른 재료나 양념을 더해 새로운 요리로 재탄생할 수 있다. 떡박물관을 운영하는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 대표와 함께 송편을 이용한 요리를 만들어봤다.

◇노릇노릇 구워 먹는 송편산적

만든 지 오래된 송편은 떡이 푸석푸석해지다 못해 딱딱해진다. 이럴 땐 가래떡 굽듯 노릇노릇하게 익혀 먹어보자. 기름을 적당히 두른 프라이팬에 송편을 넣고 계속 저어주며 익히면 속은 말랑말랑해지는데 겉은 노릇하게 익어 바삭해진다. 쇠고기나 파 등을 송편과 함께 꼬치에 꿰어 산적을 만들어도 좋다. 간장·설탕·참기름·깨소금 등으로 만든 양념을 산적에 바르고 기름 두른 프라이팬에 뒤집으면서 익혀주면 간단히 완성. 바삭해진 송편과 구수한 파, 쇠고기가 어우러져 새로운 맛을 낸다.

◇새콤달콤 송편탕수

차례상에 한가득 올라갔던 과일은 부피도 큰데 금방 썩는다. 차례상에 올리려고 깎아놓았더니 갈변해 맛과 모양이 변한다. 송편과 과일을 함께 탕수 소스에 버무려 먹는 송편과일탕수를 만들어 먹으면 좋다. 달콤한 송편과 상큼한 과일이 어우러져 추석 음식으로 느끼해진 상태에서 먹기 좋은 간식이다.

조선일보

①명절 남은 음식으로 만든 전골에 송편을 넣어 먹으면 뜻밖에 맛이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밥을 대신하는 탄수화물이 된다. ②토란은 소화가 잘되고 섬유소가 풍부해 장 활동을 돕는다. 송편토란찜은 추석 연휴를 마무리하는 음식으로 적합하다. ③고기·파 등을 꿴 꼬치에 송편을 함께 구우면 겉은 바삭해지고, 속은 촉촉해져 새로운 맛이 난다. ④새콤달콤한 과일 탕수에 송편을 넣어 끓이면 느끼한 맛에 질린 혀를 달래주는 간식이 된다. /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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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남은 과일이나 파프리카 같은 채소를 2㎝ 크기로 깍둑썰기한다. 간장·식초·설탕·레몬즙을 이용해 탕수 소스를 만든다. 소스와 과일, 채소를 냄비에 넣고 한소끔 끓여 과일과 채소 맛이 소스에 우러나도록 한다. 팔팔 끓기 시작하면 녹말을 넣어 소스를 걸쭉하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송편을 넣고 2분만 더 끓이면 완성.

◇연휴 마지막 반찬은 송편토란찜

추석 연휴 마지막 저녁 반찬으로 가을 미각의 대표 격인 토란으로 송편토란찜을 만들어 보자. 미끌미끌 물컹한 식감의 토란은 수분이 많고 전분 입자가 감자나 고구마보다 작아 소화가 잘 된다. 섬유소가 많아 장 활동에 도움이 되고,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의 일종인 멜라토닌이 풍부해 숙면을 돕는다. 긴 연휴 마지막에 먹기 적합하다.

남은 송편과 토란, 무, 대추, 쇠고기(사태) 등이 필요하다. 갈비찜 양념에다 무와 쇠고기를 넣고 끓인다. 쇠고기가 다 익을 때쯤 송편과 토란을 넣고 약한 불에서 5분만 익힌다. 마지막으로 대추를 넣고 2~3분 정도 약한 불로 끓이면 완성. 마지막에 참기름 3~4방울을 떨어뜨리면 토란의 구수한 맛이 배가된다.

◇송편전골로 명절 마무리

차례가 끝나면 남은 전과 고기, 나물을 냄비에 한데 모아 전골로 먹는 경우가 많다. 명절 내내 가사 노동에 시달려 새롭게 요리하기 힘들고 귀찮을 때 단골 메뉴다. 이 전골에 송편을 넣으면 뜻밖에 잘 어울린다. 말라 비틀어진 송편이 다시 쫄깃해지며 맛이 살아날 뿐 아니라, 밥을 대신하는 탄수화물이 된다. 삼색나물, 전, 고기 등 남은 재료를 냄비에 가지런히 둘러 담은 뒤 가운데에 송편을 담는다. 멸치나 쇠고기, 다시마 등 취향에 맞는 육수를 부으며 천천히 끓이며 먹는다. 명절 남은 음식을 처리하면서 송편이 전골의 맛을 더해 일석이조다.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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