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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번에는 제대로 뽑힐까···4파전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다시 코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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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선거에 혜총 스님, 원행 스님, 정우 스님, 일면 스님(왼쪽부터 기호순)이 후보로 등록했다.대한불교조계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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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제대로 뽑을 수 있을까. 뽑힌 뒤에는 종단의 혼란을 슬기롭게 정리할 수 있을까.

전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임기를 1년도 마치지 못하고 사퇴하면서, 선거 역시 1년만인 오는 28일 다시 치러지게 됐다. 설정 스님은 지난해 10월12일 선거에서 당선돼 같은해 11월1일 취임법회를 열었지만, 지난달 21일 자진사퇴했다. 임기 4년 중 4분의 1도 버티지 못했다. 지난해 선거기간 때 불거졌던 은처자(숨겨둔 부인과 자식) 의혹 등을 제대로 해명해지 못했고, 종단 내 기득권 세력도 결국은 지지를 거두고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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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퇴진 기자회견을 마치고 조계사를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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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대한불교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선거’에는 4명이 출마했다. 지난 6일 마감된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등록 결과에 따르면 혜총 스님, 원행 스님, 정우 스님, 일면 스님이 후보로 등록했다. 혜총, 원행, 정우 스님은 후보등록 첫날인 지난 4일에, 일면 스님은 마지막날인 6일에 후보 등록을 마쳤다. 기호는 첫날 등록한 3명의 스님은 추첨으로 결정해 혜총 스님, 원행 스님, 정우 스님 순으로 1~3번을 배정받았다. 일면 스님은 기호 4번이 됐다.

부산 감로사 주지인 혜총 스님은 조계종 포교원장과 해인승가대학 총동문회 회장을 역임했다. 34대와 35대 총무원장 선거에도 출마했다. 중앙종회 의장인 원행 스님은 중앙승가대학교 총장, 제11~13대·16대 중앙종회의원, 중앙승가대학교 총동문회 회장, 금산사 주지, 본사주지협의회 회장 등을 지냈다. 구룡사 회주인 정우 스님은 총무원 총무부장, 통도사 주지, 제9~12대 중앙종회의원, 군종특별교구장 등을 역임했다. 원로회의 의원인 일면 스님은 광동학원 이사장,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조계종 호계원장·교육원장, 동국대학교 이사장, 군종특별교구장을 지냈다.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선거운동 기간은 27일까지 이어진다. 총무원장 선거인단은 지난 13~17일에 이미 선정됐다. 현 중앙종회 의원 78명과 전국 24개 교구 본사에서 선출한 240명을 합해 318명으로 구성됐다.

설정 전 총무원장은 지난해 선거에서 최대 종책모임인 불교광장의 지지를 받아 압도적으로 당선됐다. 그러나 불교광장은 이번에는 특정 후보자 지지를 선언하지 않았다. 다만 현 중앙종회 의장인 기호 2번 원행 스님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중앙종회는 지난달 16일 설정 전 총무원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의 건’을 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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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 스님, 일면 스님, 원행 스님(왼쪽부터) 등 조계종 총무원장 후보들이 지난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세영 스님(오른쪽)과 만나 공명선거를 다짐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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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에서는 어떤 공약보다도 후보자의 ‘도덕성’이 우선시 될 것으로 보인다. 도덕성 논란이 없어야, 혼란한 종단을 정리할 수 있는 ‘정당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에는 각 후보들의 공약을 들어보는 종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혜총 스님, 원행 스님, 정우 스님, 일면 스님 네 후보는 중앙종회 의원들에게 공약을 설명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승려 복지 확대, 교구 본사 중심제 강화, 비구니 스님 역할 확대 등의 큰 공약을 공통적으로 제시한 후보들은 세부 공약에서 차별화를 하려 노력했다. 기호 1번 혜총 스님은 총무원장 선거 직선제를 제시했다. 그는 “총무원장에 당선되면 먼저 직선제를 실행하겠다”며 “간선제는 시대적으로 맞지 않아 직선제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교구 본사 중심제를 확실히 할 것”이라며 “본사 주지 스님은 단임제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기호 2번 원행 스님은 승려 복지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조계종 1만2000여명 승려들에 대해 국민연금과 의료보험을 단계적으로 전액 지원하도록 하겠다”며 “스님들 복지 정책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또 소통과 화합을 위한 위원회와 불교문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기호 3번 정우 스님은 불교 인구 감소와 줄어드는 출가자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종교 인구와 출가자가 감소하는 것을 많은 분이 걱정하고 있다”며 “비구니 스님들과 종단의 원로들이 좋은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종헌과 종법을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기호 4번 일면 스님은 전문가 등 외부 의견을 경청해 종단 발전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또 “가칭 불교미래발전위원회 등을 만들어서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합리적으로 실행하겠다”며 “시대정신에 부합하게 사부대중들의 의견을 듣고 손잡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홍진수 기자 soo4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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