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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POP이슈]유엔 연설까지…방탄소년단, 韓가수 최초 '월드와이드'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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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고승아 기자]
헤럴드경제

사진=유니세프


"'러브 유어셀프'…이제는 당신의 목소리를 내주세요."

그룹 방탄소년단이 청년 세대를 대표해 유엔총회 무대에 올라 감동적인 연설을 전했다. 특히 한국 가수가 이 자리에서 연설자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인 가운데 RM은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며 '당신의 목소리를 내달라'고 강조했다.

24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은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진행된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 행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 총재,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이 함께했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는 유니세프와 유엔이 함께 73회 유엔총회에서 공공 및 민간 부문에 제안하는 글로벌 파트너십 프로그램이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11월부터 유니세프의 사회적 캠페인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와 글로벌 아동 폭력 근절 캠페인 '엔드 바이올런스(#ENDviolence)'에 함께하고 있는 만큼 청년 세대를 대표해 무대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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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니세프


연설자로 오른 방탄소년단 리더 RM은 이날 유창한 영어로 약 7분 가량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11월 유니세프와 함께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시작한 것"이라면서 "저희는 유니세프와 파트너를 맺고 전세계 아동과 젊은 세대들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엔드 바이올런스'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팬들은 행동과 열정을 보여주며 이 캠페인의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다"고 운을 뗐다.

RM은 이어 자신의 이야기로 운을 떼며 "서울 근처 일산이라는 아름다운 도시에서 태어나 매우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저는 밤하늘을 바라보고 호기심을 가졌으며 소년이 꿀만한 꿈을 꾸곤 했다"면서 "그리고 저희의 데뷔초 앨범 중 하나의 인트로 곡에는 이러한 가사가 있다. 'INTRO: O!RULS8,2?' 중 '9살 아니면 10살 때 쯤 내 심장은 멈췄지.' 돌아보면 저는 그때부터 타인의 시선을 의식했고, 제 자신을 남들의 기준에 맞추기 시작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제 자신을 타인이 만든 틀에 가두려고 애썼다. 곧 저는 제 목소리를 가두고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누구도 제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고, 저 또한 그랬다. 제 심장은 멈췄고 두 눈마저 감겼다. 그래서 이렇게 나와, 우리는 이름을 잃었다"면서 "하지만 음악이라는 피난처가 하나 남아있었고, 제 안의 작은 목소리가 '깨어나. 그리고 너의 목소리를 들어봐'라고 했다"고 전했다.

RM은 "방탄소년단에 합류하기로 결정한 이후에도 수많은 역경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희망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때때로 저는 포기하고 싶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은 것은 매우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리고 제가, 그리고 우리가 그때처럼 계속해서 비틀거리고 쓰러질 것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방탄소년단은 커다란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하고 수백만장의 앨범을 파는 아티스트가 되었지만 저는 여전히 평범한 24살 청년입니다. 제가 이뤄온 것들이 있다면 그건 모두 다른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전세계 아미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어제 저는 무언가 실수를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제의 나도 여전히 나다. 오늘의 나는 나의 모든 잘못, 실수들과 함께하는 나 자신이다. 내일의 나는 조금 더 현명해질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또한 나다. 전 현재의 나, 과거의 나, 그리고 되고 싶은 미래의 나까지를 포함한 제 자신을 사랑하게 됐다"면서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저도 살아오며 수많은 실수를 저질러 왔습니다. 저는 결점도 많고 많은 두려움을 갖고 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한 저를 받아들일 것이다. 그리고 차근차근 제 자신을 사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솔직한 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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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니세프


끝으로 RM은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앨범과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을 통해 전세계 팬분들이 우리의 메시지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데에 영향을 끼친 놀라운 이야기를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이야기들은 끊임없이 저희의 책임감을 상기시킨다"면서 "자신의 사랑하는 법을 배웠으니 이제는 당신의 목소리를 내달라.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무엇이 당신을 흥분시키고 심장을 뛰게 만드나요.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여러분의 목소리를, 신념을 듣고 싶습니다. 당신이 누구던, 어디에서 왔던, 피부색이 무엇이던, 성 정체성이 무엇이던 상관없이 그저 당신의 목소리를 내달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RM은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와 방탄소년단, 그리고 '러브 유어셀프'를 통해 얻은 모든 이야기를 종합해 더욱 특별한 메시지를 전했다. 김정숙 여사는 연설에 앞서 방탄소년단과 만나 "자랑스럽다. 진심으로 축하한다. 방탄소년단이 음악으로 청소년들이 겪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고민을 대변함으로써 청소년들에게 힘이 돼주고 있다"고 격려했다. 또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 총재는 이날 연설 이후 SNS를 통해 "어린 청소년들에게 그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쏟아준 방탄소년단, 릴리 싱, 밀리 바비 브라운, 올랜도 블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라고 전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러브 마이셀프' 펀드로 5억원을 기부했고, 2년간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앨범 판매 순익의 3%, 캠페인 공식 굿즈 판매 수익 전액, 일반인 후원금 등을 유니세프 '엔드 바이올런스' 캠패인에 지원한다.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앨범으로 빌보드 200 1위, 빌보드 핫 100 10위 등 기록적인 성과를 거둔 방탄소년단은 동명의 캠페인을 통해 더욱 뜻 깊고 남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 특히 세계적인 인사들이 모인 유엔 정기총회에서 연설에 나서며 '월드와이드'한 저력을 과시했다.

유엔 무대에 오른 방탄소년단은 '러브 유어셀프' 월드 투어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특히 오는 10월 6일 방탄소년단은 뉴욕 시티필드에서 공연을 개최한다. 이 공연장에서 투어를 여는 것은 한국 가수 최초이다. 시티필드는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홈구장으로 폴 매카트니, 레이디 가가, 비욘세 등이 공연을 펼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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