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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스마트폰 카메라 경쟁…눈을 늘릴까, 두뇌를 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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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렌즈 늘리는 삼성·LG·화웨이 vs 운영체제 키우는 아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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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카메라 경쟁에서 삼성·엘지(LG)·화웨이 등과 애플이 서로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 엘지전자 등 안드로이드 진영 업체들은 카메라 성능 개선을 위해 렌즈 수를 늘리고 있고, 독자 운영체제를 쓰는 애플은 렌즈 대신 스마트폰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스(AP) 칩과 운영체제를 고도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 안드로이드 진영, 렌즈 늘리기 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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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진영의 대표 주자인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뒷면에 렌즈가 3개 담긴 트리플 카메라를 장착한 갤럭시A7을 출시했다. 기존 제품들은 표준렌즈와 망원렌즈가 달린 듀얼 카메라인데, 이 제품에는 화각을 넓게 찍을 수 있는 광각 렌즈가 추가됐다. 삼성전자는 기존 제품에 적용된 배경을 흐리게 하는 ‘보케’ 효과(포커싱 아웃) 외에 사진을 120도까지 넓게 찍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공개하는 갤럭시A8 모델에는 세계 최초로 뒷면에 렌즈4개를 단 쿼드 카메라를 포함할 예정이다. 내년에 출시할 프리미엄 모델 갤럭시S10에도 3개의 렌즈를 단 카메라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엘지전자도 카메라 렌즈 늘리기에 나섰다. 엘지전자는 다음달 4일 출시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V40에 트리플 카메라를 달 예정이다. 엘지전자는 삼성전자와 달리 표준 렌즈와 광각 렌즈를 함께 썼는데, 이번에 망원 렌즈가 추가됐다. 먼 거리를 당겨 찍어도 두 배까지는 화질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게 엘지전자 쪽 설명이다. 중국의 강자 화웨이는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트리플 렌즈를 선보였다. 화웨이는 기존 광각렌즈와 흑백 렌즈로 듀얼 카메라를 구성했는데, 망원 렌즈를 추가했다. 흑백 렌즈는 명암비를 높여 사진을 선명하게 하는 효과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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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를 늘리면 두 개 혹은 세 개의 다른 렌즈로 찍은 사진을 합침으로써 다양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인물을 부각하고 배경을 날리는 보케 효과가 가능하고, 평면적인 사진을 입체적으로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이를 분석하고 조율하는 소프트웨어 기술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 애플은 두뇌 키우기에 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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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진영과 달리 애플은 카메라 렌즈를 늘리는 대신 두뇌에 해당하는 AP칩과 운영체제의 고도화를 통해 사진 질을 높이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각) 애플이 미국 본사에서 공개한 신제품 아이폰Xs 모델에는 듀얼 카메라가 달렸고 함께 출시된 보급형 신제품 아이폰XR에는 하나의 렌즈만 달렸다.

그러면서도 애플은 새 아이폰의 강점으로 ‘사진’을 내세웠다. 새로 도입한 AP칩인 ’A12 바이오닉’ 칩셋의 역할을 강화해, 소프트웨어적으로 사진 질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초당 5조회의 계산이 가능한 A12 바이오닉 칩은 카메라 센서가 보낸 데이터를 분석해 대상의 얼굴과 배경을 스스로 감지해 분리해 낸다. 이를 통해 인물을 남기고 배경을 날리는 등 얕은 심도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애플 쪽은 설명한다. 기존 듀얼 카메라를 통해서만 가능했던 아웃포커싱 인물 사진 기능이 보급형 모델에서도 가능해 졌고, 이미 촬영된 사진의 심도를 바꿀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 양 진영의 구조적 차이, 승자는?

업계에서는 이런 상반된 대응이 양 진영의 구조적인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화웨이 등은 퀄컴의 AP 칩셋과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쓴다. 자체 개발한 AP칩과 운영체제도 일부 쓰지만 중심은 다른 업체인 퀄컴과 구글의 제품을 가져온다. 몸통과 팔 다리 등 하드웨어는 직접 만들지만, 머리와 신경망 등은 외부에서 빌려오는 셈이다. 이들 업체가 카메라 성능 개선을 위해 소프트웨어 개선보다 ’렌즈 늘리기’라는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까닭이다.

반면 애플은 자체 설계한 AP칩과 운영체제를 쓴다. 몸통과 팔다리 뿐만 아니라 두뇌와 신경망까지도 모두 스스로 만들고 통제가 가능하다. 최소 재료로 최대 효과를 내는 이른바 아이폰의 ’최적화’가 가능한 까닭이다. 이는 카메라 렌즈를 늘리지 않고 소프트웨어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보기 좋은’ 사진을 만들 수 있게 한다.

한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사진 질을 높이기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적인 방법이 있다. 이 둘을 모두 통제할 수 있는 애플이 훨씬 유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애플이 이익을 최우선시 하는 정책을 펴고 있어 렌즈 갯수를 늘리지 않고 버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각도 있다. AP칩 등 소프트웨어적인 개선만으로 하드웨어 성능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아무리 발전해도 디지털 카메라를 넘어서기 힘든 것과 비슷한 이치다. 애플이 조만간 다른 경쟁사를 따라 카메라 렌즈를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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