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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미중 무역분쟁에 위협받는 韓수출…성장세 이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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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격화에도 성장 전망…수출 구조 개선은 숙제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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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우리나라 교역 비중 1,2위국인 중국과 미국 간 무역분쟁이 격화하자 우리 수출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최소한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까지는 극단으로 치닫지 않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견해와 달리 두 나라간 관세 전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통상 당국은 사상 최고의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반도체산업과 주요국 제조업 호조 덕에 올해 수출액이 역대 최대인 6000억달러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의 중추인 미중의 무역분쟁이 장기전으로 흐르고, 반도체 편중 등 우리 교역구조의 취약성이 수출판세를 뒤흔들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대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이미 예고했던 2000억달러(223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추가 관세를 이날 0시를 기해 개시했다.

이러한 조치로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는 중국산 제품 규모는 2500억달러(281조원)에 달하게 됐다. 미국은 지난 7~8월 두 차례에 걸쳐 총 500억달러(56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매겼다.

맞대응에 나선 중국도 600억달러(67조원)의 미국산 제품에 5~10%의 보복 관세를 예고했다. 이미 500억달러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상황이라 중국 당국의 관세 조치 규모는 총 1100달러로 늘어나게 된다.

미국은 중국이 보복하면 또 다른 2670억달러(298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한 상태여서 양국의 무역 분쟁 골이 더욱 더 깊어지는 양상이다.

두 나라의 분쟁은 한국 수출경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두 나라가 차지하는 우리 수출 비중이 40%에 육박하고, 미국이 수입하는 중국산 완제품에는 우리의 중간재 품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이 중국산 제품 수입을 10%가량 줄이더라도 우리의 대중(對中) 수출은 31조원 감소한다는 보고서도 있다.

한국중소기업중앙회가 중국 및 미국 거래 수출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중소기업 영향조사'에 따르면 두 나라에 수출하는 국내 중소기업 10곳 중 3곳은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터키·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경기 취약성과 미국 금리인상 가속화 전망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리스크도 높아 우리 수출에는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통상 당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출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총 수출액이 60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수출액 사상 최대치를 달성한 지난해(5739억달러)보다 더 많은 규모다.

미국·EU 등 주요국 제조업 경기 호조세가 지속되고,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우리 주력 품목의 단가 상승 등이 하반기 우리 수출에 우호적 여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사상 유례 없는 호황기를 맞이한 반도체 산업이 수출을 이끌고 있고, 석유화학·석유제품·일반기계 등 주력품목의 선전도 이런 전망을 더욱 밝게 만든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달 9월은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어 수출 감소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지만 올해 하반기 수출 증가 추세는 평균 5% 내외로 유지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올해 수출이 사상 최초 6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다"고 관측했다.

다만 미중 통상분쟁이 어떤 상황으로 전개될지는 유심히 봐야 할 변수다. 무역·통상을 관장하는 산업부장관의 교체, 앞으로 추진할 정부 산업정책의 변화 등도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수출 성장세를 견고히 하기 위해선 미중 무역 분쟁 이슈를 계기로 한국 수출산업의 '편중' 구조를 개선하고, 고부가가치의 신산업으로 구조를 전환해야 한다는 견해가 크다.

한국 수출에서 중국과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4.8%, 12.0%로 의존도가 높다. 품목별로 우리 반도체 수출 비중은 전체의 20%를 넘을 만큼 편중됐다. 수출품목이 수천개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편중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언제든지 허물어질 수 있는 모래성과 같은 불안정한 수출구조라는 게 업계나 학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우리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이 50%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수출이 무너질 경우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할 수밖에 없다.

학계 한 인사는 "각종 경제 지표의 불안정 속에 수출이 잘 버텨주지만 편중된 수출구조는 아킬레스건 중 하나"라며 "안정적인 통상조직 운영과 수출시장 다변화, 고부가가치 신산업 투자 확대 등이 절박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jep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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