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보수 차기주자 집중분석]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범보수 진영 1위
'잠행' 중임에도 그에 대한 기대는 남다르다. 유 의원은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로 지난달 27~31일 전국 성인 2507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범보수 진영 1위(13.5%)를 차지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11.9%)와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6.2%), 같은 당의 유력 대권 후보인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7.8%)보다도 훨씬 앞섰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이틀 앞둔 7일 대구 동성로를 찾아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했다. 유 후보가 지지자들이 선물한 꽃다발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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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개혁보수’를 대표할 주자가 그 외 마땅치 않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따뜻하고 정의로운 보수가 돼야 한다”며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주장해 청와대에 반기를 든 장면은 많은 이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다. 이 연설은 그를 대권 주자로 부상시켰지만, 반대로 “배신의 정치”라는 굴레에 가두기도 했다. 3년이 지났지만 ‘할 말은 하는 개혁보수’ 이미지는 여전하다.
경제 전문가에 대한 대중의 욕구도 그에겐 기회다. 유 의원은 19대 대선에 출마하면서 “후보 중 제가 유일한 경제전문가”라고 강조했다. 위스콘신대 경제학 박사, 국책연구원 경력을 가진 유 의원에 대해선 다른 대선 후보보다 경제정책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가 많았다. 현 정부의 경제 실정에 대한 불만이 쌓이면 결국 그 수혜자는 유 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유 의원의 침묵은 길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승민이 당에서 완전히 마음이 떠났다’라는 이야기마저 나온다. 바른미래당의 한 관계자는 “(유 의원은) 안철수와 당을 합쳐 스스로 개혁보수 이미지를 흐린 것을 자책하고 있다"며 “국민의당계가 당을 완전히 장악하고 나서는 가급적 공식 행사에는 얼굴도 안 비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바른정당계 당직자 18명이 대거 당을 떠나게 되자, 유 의원은 측근 의원에게 “일 제일 잘하던 사람들을 그렇게 내보냈다”며 분노했다고 한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왼쪽)과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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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유 의원이 바른미래당을 떠날지는 미지수다. 명분을 중시하는 그의 성격상 쉽사리 운신하기란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당은 손학규 대표 선출 후 화학적 결합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유승민 행보의 변수는 오히려 자유한국당이다. 김병준호는 최근 인적 쇄신에 시동을 걸고 있다. 과거 냉전 보수와는 다른 깃발을 들 참이다. 유 의원의 '개혁 보수'와 별반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비대위 핵심관계자는 “당협위원장 교체 등 연말쯤 가시적인 당의 혁신이 이뤄지면, 자연스레 유승민도 우리 당으로 올 공간이 생기지 않겠나"라며 "내년 전당대회 때 유승민까지 참여하는 '범보수 통합 전대'를 만들어내는 게 우리로선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전했다.
“적당한 타협 대신 근본적 변화를 이뤄 보수가 국민의 사랑을 받는 날까지 제 모든 것을 던지겠다”며 대표직을 내려놓은 유 의원의 차기 대선 재출마를 의심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러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선 당 안팎에 '유승민 사람'이 별로 없다.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며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유 의원의 한 측근은 “의원 중에 유승민과 수시로 만나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선택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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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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