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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文대통령, 트럼프와 한미 정상회담···북미 대화 중재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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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과의 비공개 합의 내용이 관건···종전선언·제재완화 결단 이어지나

고비마다 마주 앉았던 한미 정상···文대통령, 중재외교력 발휘 '기대감'

뉴시스

【뉴욕=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제73차 유엔총회 참석차 23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2018.09.23.pak713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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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시스】김태규 기자 = 제73차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4일(이하 미국 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 마련에 나선다. 우리 시각으로는 25일 새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평양 공동선언'이라는 결과적 토대 위에서 북한의 비핵화 추가 이행 방안과 미국의 상응조치 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한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앞서 한·미 정상은 그동안 워싱턴과 서울을 오가며 세 차례의 양자회담을 가졌다.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유엔총회 등 다자회의를 계기로 두 차례 별도의 정상회담도 마련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여섯 번째 한·미 정상회담에 나서는 문 대통령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겁다.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대화를 되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비핵화 이행 의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미국에 대한 북한의 체제안정 보장 조치를 이끌어내야 한다.

뉴욕 방문 사흘 전 이뤄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평양 남북 정상회담 결과물인 평양 공동선언 이외의 '플러스 알파'에 시선이 모아진다. 합의문에 담지는 못했지만 구두로 약속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담은 비공개 메시지가 트럼프 대통령을 움직일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문 대통령은 방북 직후 대국민 보고 형태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논의한 내용 가운데 합의문에 담지 않은 그런 내용들도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정상회담을 갖게 되면 그때 미국 측에 상세한 내용을 전해 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의 비공개 메시지는 북한이 최소한의 체제안정 보장 조치로 요구한 종전선언과 핵 물질·시설 등 이미 보유한 북한의 '과거 핵'에 대한 신고와 철저한 검증이 우선이라는 미국의 요구를 맞바꿀 수 있는 '빅 딜(Big Deal)'의 여건을 갖출 정도의 파급력을 지녔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비공개 합의에는 평양 공동선언에서 명기한 북한 핵개발의 상징적인 영변 핵시설에 대한 조건부 영구적 폐기 의사를 넘어 트럼프 대통령이 만족할만한 수준의 불가역적인 비핵화 조치에 대한 구상이 담겼을 것이라는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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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제73차 유엔총회 참석차 23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지난 평양정상회담의 결과를 토대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우리의 비전이 담긴 기조연설을 하며,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교착상태에 놓인 북미대화의 돌파구를 마련할 예정이다. 2018.09.23.pak713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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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양 공동선언의 취지와 구체적인 내용 설명에 더해 이러한 비공개 합의 사항을 전달하면 트럼프 대통령 또한 연내 종전선언 내지는 대북제재 완화 같은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유엔 제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면서 "제재를 위한 제재가 아닌 비핵화를 실현하는 제재, 비핵화가 실현 돼 제재가 해소되는 그런 길이 열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 속에도 이러한 기대감이 녹아 있다.

그동안 크고작은 위기 속에서 마련됐던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가 항상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 역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을 뒷받침 한다.

취임 후 한달 만에 처음 이뤄진 지난해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해 11월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선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핵 문제의 돌파구로 삼겠다는 문 대통령의 '평창 구상'에 박수를 보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 통보로 초래 된 북미 정상회담의 좌초 위기 속에 마련됐던 지난 5월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 결과 역사적인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이렇듯 문 대통령은 고비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고, 의도한 결과물을 얻어낸 만큼 이번 회담 역시 문 대통령의 북미 대화 중재라는 '승부수'는 먹힐 것이라는 기대감이 묻어 있다.

24일 한미 정상회담과 이튿날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 바통을 이어받은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등 사흘 간 쏟아질 대북 메시지를 통해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대화가 재개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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