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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과학을읽다]스마트폰에 빠진 당신의 뇌는 '팝콘 브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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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10분이 멀다하고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신다면 '팝콘브레인'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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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스마트폰을 통한 인터넷 서핑은 일상입니다. 하루종일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것이 이상하지 않습니다. 정상일까요? 비정상일까요? 지금은 비정상이지만 일상으로 바뀌는 중이니 머잖아 정상이라고 해야하지 않을까요?

무엇이든 적당히 해야 하는데 지나치면 문제가 됩니다. 인터넷이 대표적입니다. 디지털 기기의 발달로 어디서든 인터넷을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스몸비(Smombie)', '인터넷 중독 장애(IAD)' 등의 용어가 등장했습니다.

IAD와 함께 심각한 위협이 되는 것이 '팝콘브레인(Popcorn Brain)'입니다. 스몸비는 스마트폰만 들여다 보는 행동, IAD는 인터넷을 하지 않으면 금단 현상과 일상생활 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는 질병, 팝콘브레인은 뇌 구조가 아예 변형된 상태를 말합니다.

실제로 인터넷을 장시간 사용한 사람의 뇌를 촬영한 자기공명영상(MRI) 분석결과, 인간의 뇌에서 생각 중추를 담당하는 회백질의 크기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팝콘처럼 곧바로 튀어 오르는 즉각적인 현상에만 반응할 뿐 다른 사람의 감정 또는 느리고 무던하게 변화하는 현실에는 무감각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성능이 뛰어나고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스마트폰 등 각종 디지털 기기가 급속히 보급되자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확산되고 있는 현상입니다.

매일 습관처럼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각종 디지털기기를 손에서 놓지 못하고 트위터·페이스북을 하거나,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보다 스마트폰을 하는 것이 더 좋은 경우, 수시로 이메일 체크를 하지 않으면 불안한 경우 등이 해당됩니다.

최근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 네트워크 기반 IT 기업에서 일한 몇몇 개발자가 양심선언을 했습니다. 사용자가 얼마나 오랜 시간 서비스를 이용하는지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만큼 이들을 붙들어 두기 위한, 이른바 사용자의 정신을 '구속'하기 위한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데 몰두했다고 고백했습니다.

미국 워싱턴대 데이빗 레비(David Levy) 교수는 이런 자극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우리 뇌는 전보다 더 강한, 팝콘이 터지듯 크고 강렬한 자극을 원하도록 변한다고 해서 팝콘브레인이란 용어를 사용합니다. CNN이 팝콘브레인이란 용어를 인용하면서 전자기기의 멀티태스킹에 익숙해지면 현실 세계에 적응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실제 뇌의 구조가 바뀐다고 보도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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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중독은 뇌 구조를 아예 바꿉니다. 보다 더 자극적인 내용에만 반응하는 팝콘브레인으로 변하고 말지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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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브레인을 가진 사람은 강렬하고 자극적인 것에만 반응합니다. 잔잔하고 미묘한 요소들은 관심을 끌지 못합니다. 새로운 소식이 뜨지 않았나 10분이 멀다 하고 스마트폰 화면을 켜보면서도 청소나 설거지 같은 살림살이는 뒤로 미루기 일쑤라면 당신의 뇌는 팝콘브레인입니다. 급한 업무를 처리하는 것도 아닌데 여기저기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인터넷 접속을 반복한다면 전형적인 팝콘브레인을 가진 사람의 행동입니다.

인간의 뇌는 강렬한 자극을 선호합니다. 한 가지 자극이 반복되면 지루함을 느껴서 그보다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됩니다. '중독'의 시작이지요. 이런 정신적 중독은 당사자가 깨닫기 전까지는 심각성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팝콘브레인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에 연결된 전자 기기의 사용을 줄여야 합니다. CNN은 인터넷 접속 시간 기록하기, 하루 인터넷 사용량 정하기 같은 딱딱한 방법과 함께 2분 동안 창밖 바라보기, 전자 기기 쓰지 않는 시간 가지기, 문자 메시지가 아닌 전화로 연락하기 등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을 제안했습니다.

명절에 모처럼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고 있지는 않나요? 스마트폰을 놓고 가족과 대화하세요. 스마트폰을 두고 산책이라도 다녀오세요. 팝콘브레인으로 퇴화(?)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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