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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N인터뷰]②'미션' 김남희 "이병헌과 대립 부담감多, 고생 좀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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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배우 김남희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 2018.9.2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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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13년 영화 '청춘예찬'으로 데뷔한 김남희(32)는 그동안 연극, 독립 영화를 무대로 활동했다. 그가 처음으로 드라마에 입성한 것은 '미스터션샤인'을 만든 제작진의 전작인 '도깨비'. 환자들을 살리려다가 과로사하고 마는 의사가 바로 김남희였다. tvN 주말드라마 '미스터 션샤인'(극본 김은숙/연출 이응복)에서는 일본 제국주의를 맹신하는 일본군 대좌 모리 타카시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미스터 션샤인'은 유독 '국적'을 착각하게 만드는 배우들이 많이 나온다. 시대적 배경상 일본인 인물 비중이 많기 때문. 유창한 일본어에 자연스러운 연기까지 하는 배우들의 열연은 '미스터 션샤인'의 이야기를 더욱 탄탄하게 뒷받침한다.

대개 원어민처럼 자연스럽게 일본어를 구사해야했다면, 모리 타카시 역의 김남희는 하나의 미션이 더 있었다. 일본인이 말하는 조선어를 구사하는 것. 느리고 어눌한 조선말이지만 그 안에는 살기와 야욕이 있었다. 모리 타카시가 총칼을 휘두르지 않아도 위협적으로 보인 이유였다.

화제의 인물이 됐지만, 들뜬 표정은 없었다. '제가 인터뷰를 할 만한 사람인가요'라는 반문, 얼떨떨한 얼굴이었다. TV에 등장한 아들을 보고 기뻐하는 가족들을 말리고 있다지만, 그럼에도 오랜만에 효도한 것 같다며 살짝 미소 짓는 김남희다.

[N인터뷰]①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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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시는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나.

▶철저하게 자기 조국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악역'이라고 규정짓고 연기하지 않았다. 자신의 신념을 따라가는 거다.

-베테랑 선배인 이병헌과 대립한다. 기싸움에서 밀리면 극이 균형을 잃고 만다.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배우들 스스로 '이병헌'이라는 벽을 스스로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워낙 거대한 사람이다보니 스스로 '이병헌이다' '이병헌이야' 생각하고 스스로가 압박감을 느끼는 거다. 나는 그러지 않으려고 '우리는 역할로 만났다'라고 생각하려 했다. 그런데도 쉽지 않더라. (웃음) 정말 부담감이 있었고, 그 부담감을 누르려고 고생을 많이 했다. 이병헌 선배는 먼저 말을 걸어주시고 어떻게 연기를 할지 이야기를 나눴다.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금방 내려놓고 연기에 임할 수 있었다.

-이병헌은 어떤 배우인가.

▶그분이 주는 힘이 있다. 내가 준비한 것보다 더욱 끌어내는 힘이. 선배의 내공을 받으면 내 준비 이상으로 나온다. 본인이 먼저 몰입을 하면서 '이 장면 잘 만들어보자'고 하신다. 먼저 몰입하시니까 따라가게 된다. 인물을 쌓아가는 힘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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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남희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 2018.9.2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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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희가 꼽는 타카시의 장면이 있다면.

▶이완익(김의성 분) 선배와의 술자리 장면이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한다. 그 이야기 안에 타카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행동을 할지 다 나온 것 같다. 일본은 그동안 조선의 의병들에게 당한 역사가 있다며,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펼칠지 이야기하는데 그것이 타카시의 진심이 드러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했나. 반응을 실감하나.

▶실감은 못 한다. (인터뷰를 하는) 오늘 실감한다. 부모님들은 당연히 좋아해주신다. 조용한 성격인 나를 맞춰주느라 내게는 표현을 잘 안 하신다. '미스터 션샤인'으로 오랜만에 효도한 것 같다.

-출연하면서 애청자들은 타카시 특유의 조선어 말투를 따라했다.

▶댓글을 보면 타카시 말투 댓글들이 많더라. 내가 결혼한다는 기사에 '이 반지 니꼬자나'(이 반지 네 거 잖아)라는 댓글이 있더라. (웃음) '이 오루고루 니꼬자나'(이 오르골 네 거 잖아)라는 대사를 패러디한 거다.

-김남희의 요즘 기분은 타카시 말투로 따라해줄 수 있나.

▶뭐라고 해야 할까. '내가 이로케 인토뷰를 많이 하다니 놀랍군요'(내가 이렇게 인터뷰를 많이 하다니 놀랍군요)라고 할까. (웃음) '나 이루본 사람 아니에요'는 어떤가. 하하. '이제 조선말 연기하고 시퍼요'(이제 조선말 연기하고 싶어요)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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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남희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 2018.9.2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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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연기를 했고 지금에 이르렀는지 자기 소개를 해준다면.

▶방황하던 청춘의 시기 고3때 나는 꿈이 없었다. 나는 뭘 해야 행복할까 고민하던 중. 집 근처에 연기연습실이 있었고 홀리듯이 찾아 갔다. 할 것도 없는데 연기를 배워볼까 싶었다. 그럼 멋있어 보일 줄 알고. 막상 해보니 적성에 잘 맞았다. 내 진로를 잡아줬다. 배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대학에 진학했고 보다 더 구체적으로 (배우의) 길을 걸었다. 살면서 이렇게 뜨거워본 적이 없었다 뭘 해도 행복하지 않았던 때에 연기를 만나 보람이라는 걸 느꼈다. 그게 내게는 매력이었다.

-결혼도 앞두고 있는데.

▶아내도 좋아해준다. 처가 어른들도 다 기뻐하신다. 어르신들의 그렇게 환한 미소는 처음 본 것 같다. (웃음) 결혼 준비와 연기 활동 병행이 쉽지 않았다. 연기도 엄청 힘들게 준비했다. 결혼 준비는 여유롭게 하고 싶었는데 양가 어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결혼도 같이 준비했다.

-김남희의 다음은 무엇인가.

▶일단은 뭐든 하고 싶다. 뭐든 하는 게 우선인 것 같다. 이제 외국어 연기만 아니면 된다. (웃음) 한국어를 하는 역할을 맡고 싶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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