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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우주라이킷!] ① 우린 지금 우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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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인류는 지구 밖 천체에 처음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의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죠. 인류 최초의 ‘문 워커(moon walker)’ 닐 암스트롱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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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 11호에 탑승했던 버즈 올드린이 달에서 연구 수행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닐 암스트롱 다음으로 달에 내린 이다. [출처=미 항공우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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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50년, 인류는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19년 여러 민간 기업의 우주여행 ‘선발대’가 우주로 나갑니다. 우주비행사가 아닌 일반인이 자기 마음에 드는 상품을 골라 우주를 여행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는 거죠.

믿기지 않으신다고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우주라이킷: 은하수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어떤 우주여행 상품이 있고 각각 어떤 특징이 있는지, 남들보다 한발 앞서 확인해 보시죠.




우주 탐사의 역사는 체제 경쟁의 역사였다. 구 소련이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1961년 유리 가가린이 보스토크 1호를 타고 고도 302㎞의 지구 저궤도(지상 200~2000㎞)에 올라갔다. 이에 충격을 받은 미국이 국력을 총동원해 ‘반격’에 나선 결과물이 아폴로호 였다.

우주 탐사는 무기개발 경쟁의 부산물이기도 하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도의 추진력이 있어야, 지구 중력을 뚫고 우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히 우주는 국가의 영역이 됐다.

하지만 2000년대 들며 국가의 우주 독점이 느슨해졌다. 경제 상황 악화로 러시아는 우주에 투자할 여력을 잃었다. 미국도 재정 건전성 등을 이유로 한때 연방정부 예산의 5%에 달했던 항공우주국(NASA) 예산을 1% 수준으로 낮췄다. 과거 우주탐사의 주역이었던 미 우주왕복선(STS)은 2011년 퇴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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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구와 우주를 왕복하는 스페이스셔틀(STS)을 1980년대부터 운영해왔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2011년 퇴역시켰다. [사진=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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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은 달랐다. 국가와 달리 우주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졌다.

2001년 미국의 사업가 데니스 티토가 민간인 가운데 최초로 우주여행을 했다. 러시아에 2000만 달러(약 230억 원)를 내고 소유스 우주선을 탔다. 이후 18년간 총 7명의 민간인이 사비를 털어 우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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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의 기업들도 잇따라 우주여행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국가가 우주를 독점하던 시대에 비해 훨씬 저렴하고 다양한 우주여행 상품을 내놨다. 그 첫 손님들이 2019년 우주로 간다.

현재 첫 ‘민간 우주여행’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이는 회사는 블루오리진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저스가 2000년 세운 회사다.

블루오리진은 내년 초 캡슐형 우주선 ‘뉴 셰퍼드’ 호에 사람을 태워 준궤도(Sub-Orbital) 우주여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가장 안전하고 검증된 방식이다. 이미 9차례 시험 비행도 성공리에 마쳤다. 여행객들은 지구와 우주를 구별하는 카르만 라인(지상 100㎞ 지점)을 넘어, 지상 107㎞까지 올라갔다가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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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리진사의 뉴쉐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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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리진의 장기적인 목표는 82m 높이의 3단 발사체 ‘뉴 글렌’을 이용해 우주화물을 수송하고 달에 정착촌을 건설하는 것이다. ‘뉴 글렌’이란 이름은 미국 최초로 지구궤도 비행에 성공한 우주비행사 존 글렌에게서 따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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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발 비행기에서 재추진해 우주로 진입하는 버진갤럭틱사의 스페이스쉽2(VSS Unity) [사진=버진갤럭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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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진에어라인 창업주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갤럭틱도 내년 민간 우주관광을 시작할 예정이다. 버진갤럭틱은 당초 2015년 우주비행을 할 예정이었지만 2014년 사고로 파일럿을 잃으며 3년 가까이 테스트 비행을 중단했다가 올해 재개했다. 이들은 헐리우드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안젤리나 졸리, 가수 저스틴 비버 등 700명 이상이 우주여행을 예약했다고 밝혔다.

버진갤럭틱은 비행기 형태의 ‘스페이스쉽 2-VSS 유니티’란 우주선을 이용한다. 로켓에 캡슐을 실어 쏘아 올리는 블루오리진 방식과 달리, 우주선을 쌍발 비행기에 실어 이륙한 뒤 지상 15㎞에서 로켓 엔진을 점화해 지구 준궤도(지상 110㎞)까지 올라가는 방식이다. 우주여행을 마친 뒤에는 비행기처럼 날아 땅에 착륙한다.

‘스페이스쉽 2-VSS 유니티’란 이름은 천재 우주 과학자로 유명한 고 스티븐 호킹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지어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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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가 달탐사에 이용하겠다고 밝힌 빅팰컨로켓(BFR)의 스페이스쉽 BFS. 스페이스X는 BFR을 이용해 화성개척도 시도할 예정이다. [사진=스페이스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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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결제 시스템 페이팔,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창업주인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도 있다. 머스크가 2002년 설립한 스페이스X는 2008년 팰컨 1 로켓을 민간 최초로 지구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 로켓을 이용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화물을 보급하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다.

스페이스X도 2019년 달에 민간 여행객을 보내겠다고 공언해 왔다. 하지만 지난 9월 17일(현지시각) 발사 계획을 2023년으로 연기했다. 발사체도 기존 로켓 대신 현재 개발 중인 118m짜리 빅 팰컨 로켓(BFR)을 사용하겠다고 했다. 첫 손님은 일본 최대 온라인 의류 쇼핑몰 조조타운 창업주인 마에자와 유사쿠로 결정됐다. 마에자와는 “6~8명의 예술가와 함께 달에 가겠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의 장기 비전은 영화 ‘마션’처럼 화성에 정착촌을 건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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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신생 벤처 오리온스팬사는 지난 4월 '스페이스2.0 서밋'에서 우주 호텔 오로라스테이션(상상도)을 발표했다. [사진=오리온스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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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벤처기업 가운데도 우주여행 상품을 내놓은 곳들이 꽤 있다. 2022년 발사를 목표로, ‘우주 호텔’ 상품을 내놓은 오리온스팬 이 대표적인 회사다. 오리온스팬은 2019년 지상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다.

민간 기업들은 여행뿐 아니라 다양한 우주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구글은 소행성에서 광물을 채취하는 ‘플래니터리 리소스’를 2012년 설립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벌컨에어로스페이스의 ‘스트라토런치’ 우주선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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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모하비에 위치한 스트라토런치시스템의 초대형 로켓 수송기. 실제 로켓은 수송기에서 분리되어 우주로 진입한다. [사진=스트라토런치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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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기업들은 어쩌다 우주에 눈을 돌리게 됐을까. 단순히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간다는 낭만적 상상 때문만은 아니다. 실제 산업적 가치가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증권사 메릴린치는 현재 400조 원인 우주산업시장 규모가 2045년 3036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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