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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추석 연휴도 산에서 굵은 땀방울…산악구조대의 숨 가쁜 2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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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과 똑같은 3교대 근무…종일 산 오르내리며 다친 등산객 구조

'고맙다' 한마디에 힘내는 대원들 "등산 시 강원119신고앱 반드시 설치" 당부

연합뉴스

산악사고에 쉴 틈없는 산악구조대
[연합뉴스 자료사진]



(속초=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연휴라고 해서 특별할 게 없습니다. 산악구조대의 도움이 필요한 분이 계신다면 어디든 달려가야죠."

추석 연휴에도 강원도소방본부 특수구조단 119산악구조대의 하루는 변함이 없다.

4명이 한 팀을 이뤄 모두 3개 팀이 24시간을 돌아가며 일하는 산악구조대에게는 추석 연휴도 평소와 다를 바가 없다.

오히려 산 정상부터 울긋불긋 고운 단풍이 내려앉기 시작하는 이때부터가 가장 바쁜 시기다.

게다가 추석 연휴에는 일찍이 차례를 지내고 산에 오르는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탓에 각종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강원소방이 최근 5년간(2013∼2017년) 산악사고 구조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2천192건 중 절반에 가까운 41.2%가 가을철(9월∼11월)에 발생했다.

특히 추석 연휴에는 신고전화가 평일보다 두 배는 많이 울린다.

산악구조대는 이맘때면 하루 24시간 중 절반 이상을 산에서 보낸다.

단풍에 취해 다리를 삐끗하는 등산객부터 무리한 산행으로 인한 탈진과 저체온증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라 산악구조대원의 시곗바늘은 눈 깜짝하는 사이 한 바퀴를 훌쩍 돈다.

환자를 업고 험한 산세를 오르내리는 탓에 허리 또는 무릎 통증을 달고 살지만, "고맙다"는 한마디는 지친 대원들을 일으켜 세우는 원동력이다.

지난 9일 삼척 덕풍계곡 산악사고 부상자 구조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얼마 전에는 지난 5월 29일 산행 중 실족으로 머리, 목, 어깨 등을 다쳐 구조된 60대 남성이 입원과 통원치료 끝에 일상으로 돌아간다며 구조대에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다.

부산에서 설악산까지 친구들과 등산을 왔던 이 남성은 편지에서 '그날 119구조대의 신속한 응급처치와 도움으로 병원으로 옮겨졌고, 이제 3개월간 치료도 끝이 보인다'며 119구조대의 정성 어린 구조에 감사를 표했다.

편지를 받은 구조대원들은 "치료받느라 고생하셨을 텐데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말에 저희가 더 감사하다"며 또다시 힘을 냈다.

산악구조대원들의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24시간이다. 하지만 제시간에 퇴근하지 못하는 날도 적지 않다.

등산객들이 대개 오전 일찍부터 산에 오르고, 대피소에서 하룻밤을 묵은 등산객들은 이보다 더 일찍 산행에 나서기 때문에 오전 7∼8시께 도움의 손길을 요청해오면 점심시간을 훌쩍 넘겨서 퇴근하게 된다.

연휴가 아무리 길어도 사흘에 하루씩 일하고, 이틀을 쉴 때 고향을 찾아 평소 잘 보지 못했던 가족과 친척들을 만나 이야기 보따리를 푼다.

연합뉴스

연휴에도 쉴 틈없는 산악구조대
[연합뉴스 자료사진]



산악구조대원들은 "업무는 힘들지만, 보람도 그만큼 크다"며 "연휴에 강원도로 산행을 계획하는 분들이 있다면 반드시 '강원119신고앱'을 설치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앱으로 신고하면 가까운 구조대원에게 신고자 위치가 전송되고, 신고자는 구조대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어 위치를 파악하느라 시간을 허비할 일이 없다.

김병영 팀장은 "무엇보다 체력에 맞는 산행계획을 세워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도움이 필요한 경우 앱을 이용해 신고해주시면 신속하게 달려가 도와드리겠다"고 말했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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