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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안시성', 전쟁만 있다? 액션 빛낸 탄탄한 드라마 [Oh!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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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장진리 기자] 영화 '안시성'(김광식 감독)은 성주 양만춘을 필두로 어떻게 안시성 사람들이 당 태종 이세민의 20만 대군에게 고구려를 지켜냈는지를 다룬 이야기다. '안시성'의 135분은 영화를 여는 주필산 전투와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되는 토산 전투까지 총 4번의 전투와 함께 흘러간다.

개봉 이후 '안시성'은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스펙터클한 액션신과 전쟁을 직접 체험하는 듯 설계된 전쟁신으로 한국 전쟁 영화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안시성'의 화려한 볼거리에 개연성을 심어주는 것은 영화의 초반부터 후반까지 점진적으로 쌓아가는 이야기의 힘이다.

고구려와 안시성 전투를 다룬 사료는 그다지 많지 않다. 당 태종 이세민이 이끈 20만 대군이 안시성의 5천 군사에 무릎을 꿇을 때까지, 안시성 안팎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짐작하기란 쉽지 않다. 안시성을 굳건히 지켰던 양만춘에 대한 기록 역시 거의 남아있지 않다. 안시성이 어떻게 싸웠고, 양만춘이 어떤 인물이었는지 역사적으로 완벽하게 '재현'해 낼 방법은 없다.

때문에 김광식 감독을 비롯해 '안시성' 제작진은 철저한 고증으로 뼈대를 세우고, 영화적 상상력으로 살을 채워나갔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모두가 하나가 돼 값진 승리를 쟁취한 '안시성'의 135분 스토리다. '안시성' 측은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조선왕조실록, 중국의 구당서·신당서 등 정사는 물론 경극 등 야사까지도 철저하게 분석해 스토리의 바탕을 만들었다.

'안시성'은 단 5천의 군사로 88일간 당 태종 이세민의 20만 군사에 맞서 싸운 양만춘의 용맹함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양만춘이 어떻게 안시성을 하나로 만들었고, 승리가 불가능할 것 같은 싸움에서 이길 수 있었는지에 집중한다. 도무지 승산이 없을 것 같은 전쟁, 안시성은 어떻게 버텨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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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에 '안시성'은 안시성 성주 양만춘의 '서번트 리더십'에 주목했다. 서번트 리더십이란 섬기는 리더십으로, 리더가 부하를 섬기는 자세로 그들의 성장과 발전을 돕고, 그들 스스로가 조직 자체에 기여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안시성' 속 양만춘은 성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그들의 어려움에 공감한다. 양만춘은 전장을 누비는 전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안시성 구석구석을 살뜰하게 보살피는 엄마 같은 리더다. 치매 때문에 성밖을 나간 할머니를 직접 모시는가 하면, 성 안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직접 찾아가 부모보다 더 기뻐하며 축하한다. 이제 막 말을 탄 아이에게 기마대에 대한 꿈을 심어주기도 한다.

이러한 양만춘의 모습은 '안시성'이 당 20만 대군의 공격으로 풍전등화의 상황에 놓이지만, 결국 패색이 짙은 싸움을 어떻게 승리로 이끌었는지, 양만춘과 안시성이 88일 간의 가혹한 전투를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지에 대한 당위성까지 부여한다. 할리우드 대작을 보는 듯한 '안시성'의 스케일 다른 전투신과 스펙터클한 액션신이 더욱 관객들의 마음을 두드릴 수 있었던 것은, 양만춘의 등장부터 전장에서의 활약까지 차곡차곡 그를 둘러싼 이야기를 쌓았기 때문이다.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드는 액션 신세계와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는 스토리까지, 재미와 감동, 의미를 다 잡은 '안시성'. 관객들의 호평 일색 입소문에 힘입어 개봉 4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고, 오늘(23일)은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부동의 정상을 지키고 있는 '안시성'은 예매율이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며 추석 극장가 흥행에 더욱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본격적으로 불이 붙은 '안시성'의 추석 흥행에 관심이 집중된다. /mari@osen.co.kr

[사진]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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