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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스파에 수영장…특급호텔 안부러운 애견호텔 '하늘 별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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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맞아 애견호텔 북적…3주 전 마감한 곳도

CCTV설치에 건강 문진표 작성, 그룹 관리자 두기도

중앙일보

충북 청주시 비하동에 위치한 애견호텔에서 반려견들이 실내운동 활동을 하고 있다. 최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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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첫날인 22일 오후 충북 청주시의 한 애견호텔. 호텔 라운지에 들어서자 반려견 10여 마리가 식사를 마치고 장난을 치고 있었다. 호텔 직원은 “바닥이 미끄러우면 아이들이 탈골 사고를 당할 수 있어 마감재에 모레를 섞어 맨땅처럼 뛰어놀 수 있게 했다”며 “야외 놀이터에 미끄럼틀과 흔들의자를 배치해 지루함을 달래주고 있다”고 말했다. 28객실을 보유한 이 애견호텔은 추석 연휴 3일 전 이미 예약이 마감됐다. 하루 숙박비는 4만원이다.

호텔 주인 한상은(53)씨는 “추석을 앞두고 예약 문의가 평소보다 3~4배는 많았다”며 “일찌감치 객실이 꽉 차는 바람에 사정이 딱한 단골 회원 강아지 5마리는 호텔 2층에 있는 별도 객실에서 보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객실은 폭 1m, 길이 1.8m로 강아지 한 마리가 자기에 넉넉해 보였다. 은은한 조명 아래 소파·오리 모양의 침대를 넣고, 순면 이불을 깔았다. 달리기와 공놀이, 산책 등 일과를 마친 반려견들은 오후 8시30분에 입실해 잠을 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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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호텔에 마련된 객실. 최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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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애견호텔 자리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다. 웬만한 호텔 못지않은 서비스가 제공되면서 안전한 보호를 원하는 견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과거 애견호텔이 반려견을 임시로 봐주는 역할에 그쳤다면, 요즘은 종합 관리가 대세다. 반려견의 건강을 실시간으로 체크해 주인들에게 전송하고, 전담 보호사도 있다.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해 안전사고를 막고, 뽀송뽀송한 피부관리를 위한 스파도 제공한다.

세종시 나성동의 R 애견호텔도 추석 연휴 객실 예약이 9월 초 끝났다. 50객실을 보유한 이 애견호텔은 아침마다 반려견들의 변상태와 눈·코·입·발 등을 검사한 문진표를 주인들에게 전송한다. 객실별로 하루 3회 청소를 하고 소독도 한다. 전철기(38) 원장은 “강아지 7마리당 한 명의 담당자를 정해 객실 온도·습도를 유지하는 등 건강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며 “나노입자 성분이 들어간 물을 사용해 스파도 한다. 그러면 털에 윤기가 나고 피부도 촉촉해진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반려견 전용 수영장과 러닝머신도 갖췄다. 추석 기간 혹시 모를 전염병 차단을 위해 외부인 출입을 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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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애견호텔들은 카카오톡으로 건강상태와 활동상황을 견주들에게 보내준다. 최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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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서구에 위치한 H 애견호텔은 객실 규모가 압도적이다. 반려견 한 마리당 약 13.2㎡ 객실이 제공된다. 성인 4~5명이 누울 수 있을 만큼 넓다. 35개 객실 예약이 일주일 전 마감됐다. 객실에 반려견 전용 TV가 있고, 감시카메라, 별도 온도조절 장치가 있다. 호별로 건강체크 일지를 작성해 주인이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이 호텔 송현호(41) 원장은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비용이 다소 비싸더라도 믿고 맡길 수 있는 애견호텔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과거 애견호텔이 반려견들을 임시로 맡기는 기능을 했다면 요즘은 건강과 미용, 심리적 안정을 취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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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호텔에 마련된 놀이터에서 반려견들이 야외 활동을 하고 있다. 최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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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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