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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한가위만 같아라'는 옛말…설·추석에 더 커지는 소득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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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소득 5분위배율, 설·추석 포함된 1·3분기가 다른 시기보다 나빠…명절상여금 받는 직장인과 저소득층 간 격차 확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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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정네거리 인근 인력시장에서 건설일용근로자들이 일자리를 기다리며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 관계자에 따르면 일용근로자의 동절기 근무일수는 달 평균 15일로 타 계절에 비해 5일 정도 적다고 밝혔다. 2017.12.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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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가장 풍족하다는 뜻인 속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이제 옛말이다. 추석이나 설처럼 명절이 포함된 기간의 소득 분배는 다른 때보다 더 나빠진다.

통계청이 공표하는 분기별 5분위 배율(상위 20% 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값)을 보면 지난해의 경우 1분기, 3분기 5분위 배율은 각각 5.35, 5.18을 기록했다. 2분기(4.73)와 4분기(4.61)의 5분위 배율보다 높다. 5분위 배율은 수치가 클수록 소득 불평등이 심하다는 의미다.

다른 해에도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통계청은 1, 3분기에 설, 추석 연휴가 포함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설, 추석 연휴엔 직장인 소득이 증가한다. 명절 상여금 때문이다. '특별 보너스'가 없는 사람의 소득과는 자연스레 벌어진다. 작년의 경우 추석이 4분기가 시작되는 10월 초였지만, 상여금은 대부분 3분기인 9월 말에 지급됐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하는 '사업체 노동력 실태조사'를 봐도 설 연휴가 있었던 지난 2월 상용직 근로자와 임시·일용직 간 임금 격차는 287만7000원으로 전월보다 21만원 늘었다. 4분기 소득 분배 수준이 2분기보다 나쁜 이유도 비슷하다. 연말에 성과금을 받는 월급쟁이가 많아서다.

설, 추석 연휴는 소득 뿐 아니라 수출, 생산, 소비 등 다른 경제지표에도 영향을 끼친다. 수출과 생산 조업일수는 연휴가 며칠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조업일수가 적으면 수출과 제조업 생산에 부정적이다. 공장을 돌릴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줄기 때문이다.

수출, 생산 실적을 1년 전과 비교할 땐 연휴 전후로 2개월을 묶어봐야 착시효과를 제거할 수 있다. 1년 전 설, 추석 연휴가 다른 월에 있을 수 있어서다.

서비스업생산, 소매판매(소비)는 명절 덕을 보는 경우가 있다. 명절을 앞두고 소비를 늘리는 성향이 있어서다. 다만 설, 추석 연휴를 마친 직후 소비 절벽 현상이 뒤따를 수 있다.

명절과 고용의 연관성은 크지 않다. 고용 지표 조사 기간은 매달 15일을 포함한 1주일이다. 설, 추석 연휴에 15일이 껴있지 않으면 취업자, 실업자 등 고용 지표는 별 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명절을 앞두고 소비 증가로 일손이 더 필요해 일자리가 일부 늘어나는 경향은 있다.

세종=박경담 기자 damda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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