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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무지개' 특별수행단, 평양정상회담 풍성하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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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냉면 맛의 최대치 기대"…"공유차 최적지"

대학생 수행원 "남북 따로란 생각 달라졌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한 가수 지코가 남북정상회담 첫날인 지난 18일 평양 목란관 환영만찬장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2018.9.18/뉴스1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페이스북)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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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다혜 기자 =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이모저모와 뒷이야기가 다양한 구성으로 '무지개 수행단'이란 별칭을 얻었던 특별수행원들의 입을 통해 풍성하게 전해지고 있다.

18~20일 평양과 백두산 일대에서 치러진 남북정상회담 일정에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국무위원 등 공식수행원뿐 아니라 53명의 특별수행원도 함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 인사와 가수 지코·에일리·알리, 마술사 최현우씨, 현정화 탁구감독, 차범근 축구감독, 미술평론가인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이에스더씨(20), 한국노총·민주노총 위원장, 더불어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 대표 등 구성이 다양했다.

정상회담 기간에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면서 특별수행원들의 존재감이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회담이 끝난 후엔 각종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IT기업 관계자로서 문 대통령을 수행한 이재웅 쏘카 대표는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주민은 공유에 대한 이해도도 높고 자동차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며 "공유차 사업을 하는데 북한이 최적지라는 얘기를 남과 북 기업인·관료 모두에게 들었다"고 전했다.

가수 지코는 정상회담 첫날 환영만찬에서 자신의 노래 '아티스트'를 열창했는데 축구감독 현정화씨가 CBS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쪽 사람들은 (지코가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볼 때) 좀 약간 멍한 그런 느낌을 좀 받았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지코는 회담 이튿날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을 먹은 뒤 "제가 늘 먹어왔던 평양냉면의 극대치, 최대치라고 생각을 하고 먹었는데 이게 전혀 다르더라고요"라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래퍼'다운 표현 방식이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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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방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부터), 이재웅 쏘카 대표, 구광모 LG회장, 최태원 SK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등 특별수행원들이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2018.9.20/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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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사 최현우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환영만찬 때) 김정은 위원장에게 마술적 손길이 가능할 것 같은 분 한분을 지목해달라고 했더니 김영철 부위원장을 지목했다"며 "큐브를 뒤돌아 섞으니까 김 위원장이 '하지 말래요'라고 말하기도 하고 분위기가 줄곧 화기애애했다"고 말했다.

한완상 전 부총리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백두산 천지에 올랐을 때 김 위원장에게 김일성 주석과 김영삼 전 대통령 일화를 전해 김 위원장이 웃음을 터뜨렸던 사연을 전했다.

한 전 부총리는 "남쪽의 한 대통령 한 분이 취임하시면서 어느 동맹국도 민족보다 나을 수 없다는 취임사를 했는데 그때 그 이야기를 듣고 (김 위원장) 할아버지께서 어떤 메신저를 보냈다"며 "'그 꿈같은 말씀이 오늘 두 정상의 합의로 이뤄지는 걸 눈으로 보니 너무 기쁘다. 그걸 기억하십시오' 하니까 (김 위원장이) 좋아하시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머니투데이 기고글에서 김 위원장이 서울 방문과 관련 "태반이 반대하지만…태극기 부대 나는 이해한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김 위원장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였더라고도 전했다.

'새로운 미래를 일구어 갈 통일의 주역'이란 의미로 특별수행단에 초청됐던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이에스더씨는 중앙선데이 기고글에서 "남한에서 온 수행원과 북한 사람들이 함께 서 있을 때 그들을 구분하는 유일한 방법은 배지(북한은 김일성·김정일 배지, 남한은 태극기 배지)를 확인하는 방법뿐이었다"며 "남북은 따로라는 생각이 달라졌다"고 소회를 밝혔다.

53명 특별수행원의 정상회담 동행은 국민들이 북한 사회와 정상회담을 한발 가까이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교두보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눈이 많으니 자연스레 많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뿐 아니라 정치 외(外)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할 수 있어서다.

다만 특별수행원단이 급박하게 꾸려지면서 북녘에 큰할아버지를 둔 중학생 김규연양의 방북이 중도 무산되는 등 돌발상황이 발생했던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청와대는 정상회담 나흘 전에야 '젊은 수행원'인 대학생 기자의 동행을 결정하고 대상자를 물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3당 대표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면담 일정이 사전에 충분히 조율되지 못하면서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등 북한 인사들이 1시간 넘게 3당 대표들을 기다리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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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현정화 탁구 대표팀 감독(왼쪽부터), 가수 에일리, 마술사 최현우, 가수 지코, 알리가 18일 오후 평양 옥류아동병원을 방문해 북측에서 제공한 오미자 단물 등 북한 음료수를 마시고 있다. 2018.9.19/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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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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