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코리안 특급' 박찬호 "야구·골프, 네 번씩 기회는 똑같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초등학교 때까지 야구선수였던 김영웅과 프로암 동반 라운드

연합뉴스

박찬호(오른쪽)와 김영웅. [KPGA 제공=연합뉴스]



(태안=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코리안 특급' 박찬호(45)가 푸른 잔디 위에서 모처럼 운동 능력을 발휘했다.

그런데 이번엔 야구장 잔디가 아니라 골프장 잔디 위에서였다.

박찬호는 22일 충남 태안군 솔라고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총상금 5억원)에 '셀러브리티(유명인사)' 자격으로 출전했다.

2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였던 김영웅(20)과 함께 경기한 박찬호는 이날 1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는 등 만만치 않은 골프 실력을 선보였다.

그는 이 대회 개막 전에 열린 장타 대결에서도 허인회, 이승택 등 '장타자'로 불리는 프로 선수들보다 더 먼 331야드를 기록해 우승했다.

박찬호와 김영웅 팀은 코리안투어 선수와 유명인사의 '2인 1조' 팀 순위에서 6언더파로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6위에 올랐고, 김영웅 개인도 코리안투어 선수들의 성적만을 합산한 순위에서 공동 선두를 지켰다.

박찬호는 경기를 마친 뒤 "오랜만에 필드에서 긴장감을 느껴봤다"며 "마음먹고 준비한 것은 많았는데 전혀 되지 않은 하루였다"고 말해 인터뷰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오늘 함께 라운드한 김영웅 선수가 1998년생인데 나라가 IMF로 어려울 때 태어났다"고 소개하며 "사실 저도 그때 '영웅' 소리 많이 들었다"고 말해 또 한 번 주위를 웃겼다.

연합뉴스

박찬호(오른쪽)와 김영웅(가운데). [KPGA 제공=연합뉴스]



박찬호는 "은퇴 후에 가장 많이 한 운동이 골프"라며 "골프와 야구의 투구는 공통점이 많다"고 자신의 '골프 철학'을 소개했다.

그는 "우선 움직이지 않는 과녁을 향해 공을 보내는 것이 똑같다"고 설명했다.

골프도 정해진 홀을 향해 공을 보내는 것이고, 야구 역시 포수의 미트로 공을 던지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박찬호는 "야구도 포수 미트에 공을 제대로만 던지면 타자가 치기 어려운 코스"라며 "그런데 괜히 타자가 잘 치는 선수고, 스타일이 어떻고 이런 다른 생각을 하다 보면 공을 더 세게 던지려다 실수가 나온다"고 현역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골프도 연습한 대로 치면 되는데 괜히 해저드나 벙커를 생각하고, 스코어를 보고 이러면서 생각이 바뀌어 미스샷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역 시절 미국 메이저 리그를 호령했던 박찬호는 "그때 코치가 투구를 '키스'라고 설명했다"는 말을 꺼냈다.

'Keep It Simple Strike'의 앞글자를 따서 '키스'라고 부르는 이 신조어는 야구로 치면 '있는 그대로 간단하게 스트라이크를 던지라'는 것인데 골프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그는 "골프의 티샷은 초구, 세컨드 샷은 2구째와 같다"며 "파 4홀에서 네 번의 샷 기회를 주는 것도 투수에게 포볼을 내주는 공 네 번의 기회를 주는 것과 같다"고 골프와 야구의 공통점을 짚어냈다.

이날 박찬호와 함께 경기한 김영웅도 초등학교 때 야구선수를 했던 인연이 있다.

김영웅은 "2루수로 뛰었는데 다리 근육 부상 때문에 야구를 그만뒀다"며 "2006년에 야구를 시작했는데 그때 박찬호 선수를 멋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같이 경기를 하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찬호는 "오늘 1번 홀 버디를 했더니 그다음부터 갑자기 '겸손'이라는 게 없어지더라"며 "어제 다른 코스에서 1언더파를 쳤는데 오늘은 88타"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emaili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