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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법무부 2인자가 트럼프 제거 모의? 바람 잘 날 없는 美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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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스캔들' 수사지휘 로젠스타인, 비밀 녹음·직무 박탈 모의"

트럼프 "법무부 악취 제거" 선언…부장관 "완전 거짓" 부인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미국 법무부 2인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몰래 녹음하는 것과 함께 대통령을 몰아낼 방안을 제안했다는 정보기관 메모가 유출되면서 다시 한 번 미국 정가가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연합뉴스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미움을 받고 있는 법무부의 1,2인자 제프 세션스 장관(왼쪽)과 로드 로젠스타인 부장관[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모의 당사자로 지목된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은 "완전히 거짓"이라며 강력히 부인하고 나섰지만, 법무부 최고위층에 큰 불만을 가져온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 대응을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과 관련한 소위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총지휘하는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눈엣가시였다는 점에서 해임을 추진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앤드루 매케이브 연방수사국(FBI) 국장대행의 재임 시절 메모를 입수했다며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몰아내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 모두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관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는 거센 비난을 받았다.

메모의 요지는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며, 또한 각료들을 결집해 대통령의 직무불능 판정과 승계절차를 다루는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하자는 의견도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런 제안이 나온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에 대한 러시아 내통설을 수사하던 FBI의 제임스 코미 국장을 경질한 직후인 지난해 5월로 추정된다.

로젠스타인 부장관은 상사인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이 러시아 내통설 수사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물러서면서 수사 지휘책임을 떠안은 최고위 관리다.

이번 보도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을 제거하려는 모의가 행정부 내에서 있었다는 최근 NYT 기고까지 다시 거론되면서 파문은 확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로젠스타인 부장관을 강력하게 비난하고 해임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간선거 지원유세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법무부에 "진짜 나쁜 사람들이 몇몇 있다"며 FBI를 상대로 했듯 "남아있는 악취"를 제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로젠스타인 부장관은 "부정확하고, 실제로 사실이 아니다"라는 성명에 이어 수 시간 후 대통령과의 대화 녹음을 시도하거나 승인하지 않았으며, 대통령을 몰아내려 했다는 것은 완전히 거짓이라는 2차 성명을 내며 강력히 부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로젠스타인 부장관을 해임할만한 새로운 정보를 갖게 됐을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전 한 방송 인터뷰에서 "나는 법무장관이 없다. 매우 슬프다"라며 세션스 장관에 대한 노골적이고 거침없는 분노를 쏟아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션스 장관이 지난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에 관한 수사에서 스스로 손을 떼는 '셀프 제척' 결정을 한 뒤 자신이 임명한 세션스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듯 공공연히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야당인 민주당은 NYT 보도를 이유로 로젠스타인 부장관을 해임해서는 안 된다고 견제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검사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관리를 기용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번에 유출된 메모를 작성한 매케이브 전 FBI 국장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의 끊임없는 비난을 받다가 올해 3월 16일 전격 해임됐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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