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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식중독·두드러기·말벌·쯔쯔가무시···‘추석 망치는 병’ 1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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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인천시 서구 천주교인천교구 묘원을 찾은 시민들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 묘지 주변 풀을 제거하고 성묘를 하고 있다. | 이상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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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은 가을 문턱에서 만나는 반가운 연휴지만, 자칫 부주의하면 ‘악몽’이 될 수도 있다. 명절에 음식을 잘못 먹거나 해충에 쏘여 병원 신세를 지는 경우가 그렇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연휴(9월30일~10월9일) 동안 권역응급의료센터나 지역응급의료센터에 접수된 진료는 약 23만건으로 하루 평균 약 2만3000건에 달했다. 추석에 병원 신세를 지는 일이 ‘남의 일’만은 아닌 것이다.

특히 올 추석이 시작된 9월은 식중독 위험성이 아직 남아있는 시기며,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를 옮기는 소위 ‘살인진드기’도 창궐하는 시기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추석 명절을 위해선 음식 관리에 주의하고, 야외 활동시엔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식중독, 9월까지는 ‘요주의’

식중독은 흔히 음식물이 썩기 쉬운 여름철에 주의해야 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온도와 습도가 높아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9월에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식중독을 포함한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사례는 9월 1179건에 달했으며, 10월이 된 뒤에야 300여건으로 떨어졌다.

특히 추석 명절은 음식을 만들어두고 옮기는 일이 잦아 식중독 위험도 높다. 특히 추석의 대표 음식인 송편은 자동차 안에 오래 두면 금방 상할 수 있고, 고사리·숙주나물 등도 냉장보관을 하지 않으면 쉽사리 변질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명절 음식을 옮길 때는 최대한 아이스박스 등을 이용하고, 음식을 자동차에 장시간 보관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음식을 잘못 먹고 ‘두드러기’가 생겨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추석 연휴 동안 응급실에 접수된 진료건수 중 ‘두드러기’는 1183건으로 평소보다 3배 이상 많았다. 두드러기는 식중독의 증상이기도 하지만 식사성 알레르기의 증상일 수도 있다. 자신이 알레르기가 있는 성분이 명절 음식에 포함됐는지도 꼼꼼히 신경써야 하는 것이다.

떡이나 고기 등 음식을 먹다가 목이 막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이물의 크기에 따라 심한 경우 기도가 폐쇄되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으므로 119를 부르는 등 신속히 대처해야 한다. 지난해 추석 명절 ‘기도의 이물’로 연휴에 병원을 찾은 환자수는 1174명이었으며, 9세 이하 어린이가 316명(26.9%)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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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 만나면 머리 조심해야

추석은 벌초나 제초작업, 성묘 등 야외에서의 활동이 많은 시기다. 특히 요즘 시기엔 말벌을 주의해야 한다. 이달초 전남 여수시 화양면에서 벌초하던 50대 남성이 말벌에 쏘여 숨지는 등 올해 최소 5명이 벌에 쏘여 숨진 바 있다. 최근 3년간 통계를 보면 9월에 벌 쏘임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특히 벌들 중에서도 땅 속에 서식하는 장수말벌이나 말벌, 땅벌로 인한 피해가 가장 많다.

야외활동을 할 때는 뱀을 쫓기 위해 지팡이나 막대로 풀밭을 후려치다 벌집을 건드리는 경우가 많다. 벌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런 행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 벌초할 때 모자를 쓴다면 벌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특히 말벌은 검은색 털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머리를 우선적으로 조심해야 한다. 만약 말벌이 공격을 시작했거나, 이미 쏘였을 경우에는 무조건 그 자리를 빨리 피해야 한다. 최소 10∼20m 이상 벗어나면 공격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야외활동을 할 때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을 매개하는 ‘살인진드기’(참진드기)도 조심해야 한다. 이 병에 걸리면 열이 나고 설사와 구토를 하는 등의 증상을 보이며, 자연적으로 완치되기도 하지만 소수는 증상이 심해져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참진드기는 최근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참진드기 밀도를 지난달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7.8% 늘어났다. 환자도 늘어나고 있는데, 8월 기준 152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7.8% 늘어났다. 이 중 28명이 사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8월 평균 기온이 27.5℃로 지난해나 평년에 비해 1℃ 이상 높아 진드기가 알을 낳기에 적합한 조건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라며 “가을철은 일반적으로 SFTS나 ‘쯔쯔가무시’ 등 진드기 매개감염병이 많이 늘어나는 시기다. 야외활동 시에는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집에 돌아오면 샤워나 목욕을 꼭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석 명절에 해외에서 병을 얻어오는 경우도 있다. 최근 명절을 휴가 삼아 해외로 나가는 이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추석 연휴기간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동남아시아 지역은 열대열 말라리아나 지카바이러스 등이 유행하고 있어, 여행자들은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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