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MLB 4위’ 괴력의 오타니, 컴퓨터-美 예상 모두 비웃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OSEN=김태우 기자] 지난겨울 메이저리그(MLB) 이적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군 선수는 단연 오타니 쇼헤이(24·LA 에인절스)였다. 세계 최고의 야구 리그에서 당차게 투·타 겸업을 선언한 오타니가 어느 정도 성적을 낼 것이냐는 최대의 화제였다.

진출 당시까지만 해도 더 큰 기대를 모은 것은 ‘투수 오타니’였다. 최고 160㎞에 이르는 강속구와 스플리터를 앞세운 오타니는 10승이 가능한 선수로 기대를 모았다. 비록 팔꿈치 부상으로 마운드에서의 임무를 중단하기는 했으나 오타니는 그런 재능이 있음을 충분히 증명했다. 올 시즌 10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3.31의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타자 오타니’다. 진출 당시 오타니의 타격 능력에 대해서는 투수에 비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던 것이 사실. 아시아 출신 선수들에 대한 선입견도 없지 않았고, 때문에 “투수에 전념해야 한다”는 분석도 적지 않았다.

컴퓨터가 예상한 전망치도 사실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다. 가장 대표적인 예상 프로젝션으로 뽑히는 ‘ZiPS’는 오타니가 올해 타자로 107경기에 나가 14홈런, 53타점, 조정득점생산력(wRC+) 106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리그 평균을 소폭 웃도는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다른 프로젝션도 마찬가지였다. ‘뎁스차트’의 예상 wRC+는 117, ‘스티머’는 128이었다. 심지어 ‘더 뱃’은 평균보다 한참 떨어지는 78을 예상했다. 물론 대다수는 오타니가 리그 평균을 상회하는 득점 생산력을 보여줄 것이라 전망했으나 ‘특급’까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오타니는 그 예상을 한참 뛰어넘고 있다.

오타니는 21일(한국시간)까지 95경기에서 330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2할9푼, 출루율 3할7푼4리, 장타율 0.579, OPS(출루율+장타율) 0.953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냈다. 20개의 홈런을 쳤고, 55타점을 수확했다. 도루도 하나만 더 하면 두 자릿수를 채운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의 집계에 따르면 오타니의 올 시즌 wRC+는 무려 160이다.

이는 리그에서 300타석 이상을 소화한 선수 중 4위에 해당하는 호성적이다. 1위는 팀 동료인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으로 193이고, 2위는 무키 베츠(보스턴)의 180, 3위는 J.D 마르티네스(보스턴)으로 170이다. 오타니의 wRC+는 올 시즌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거론되는 크리스티안 옐리치(밀워키·154), 폴 골드슈미트(애리조나·148)보다도 더 높다.

물론 규정타석을 채우지 않은 점은 있다. 타석이 쌓일수록 성적은 더 깎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투수를 하지 않고 타격에만 전념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성적이 나왔을 수도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실제 오타니는 투수를 포기한 9월 wRC+가 무려 227로 트라웃을 근소하게 제친 리그 1위다.

때문에 이제는 팔꿈치 수술 후 투수를 포기하고 타자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시즌 초와는 반대의 이야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이 정도라면 방망이 하나만으로도 올스타에 선정될 만한 충분한 자격을 지녔기 때문이다. 물론 오타니는 팔꿈치 수술 후 투·타 겸업을 계속 하겠다는 생각이다. 아직 젊은 나이라 투수와 타자로 모두 올스타 자격을 갖춘, 실로 괴물같은 선수가 탄생할 수도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