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런 입장 표명은 북-미회담 재개를 앞두고 기싸움 성격도 있겠지만,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실질적인 진전 없이는 움직이지 않겠다는 방침은 분명해 보인다. 미국은 지금까지 김정은이 한 약속들은 핵동결일 뿐 이미 보유한 핵탄두와 핵물질, 핵기술의 폐기는 아무것도 진전된 게 없다고 보고 있다. 핵 리스트 신고서 제출을 그토록 중시하는 것도 그게 북한의 의도가 핵폐기인지, 핵동결인지를 구분지을 1차 관문이기 때문이다.
평양선언의 흥분이 가라앉기도 전에 이렇듯 평행선을 달리는 북-미 간 입장 차가 냉엄한 현실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24일(현지 시간) 뉴욕에서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그 간극을 뛰어넘는 해법이 나와야 한다. 평양 남북 정상회담의 진짜 성적표가 이날 한미회담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과 논의한 내용 중에 합의문에 담지 않은 게 있다고 했고 미 국무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에 대해 의견 접근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이런 내용들을 주춧돌 삼아 트럼프 대통령과 창조적 해법을 구축해야 한다. 핵 리스트 및 핵폐기 로드맵 제출 약속을 영변 폐기와 패키지로 묶어 종전선언과 맞바꾸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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