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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단독] 하늘로 증발한 ‘강성훈 택시광고 2000만원’ 행방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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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funE l 강경윤 기자] “택시 광고비 2000만원 영수증은 제가 가짜로 기입한 게 맞긴 한데, 그래도 ‘지인’에게 돈을 다 입금하긴 했어요.”(강성훈 서포터 N씨)

팬 문화에서 통용되는 ‘서포터즈’란, 팬들이 스타를 응원하는 방식이다. 버스나 지하철역에 설치하는 광고나 쌀이나 화환을 준비하는 것도 모두 서포터즈의 한 방식이다. 서포터즈의 이름으로 불특정 다수가 기부한 돈은 공금이다. 이 돈은 투명하게 집행돼야 마땅하다.

젝스키스 멤버 강성훈의 서포터즈와 팬클럽 ‘후니월드’(사업자명 포에버 2228)는 계속해서 팬들이 낸 기부금을 멋대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20일 급기야 강성훈 팬들은 강성훈에게 팬들의 기부금에 대해 해명을 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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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상한 영상회 “600만원 대관료가 6000만원으로”

지난해 4월 15일은 젝스키스 데뷔 20주년이었다. 강성훈의 팬클럽이자 그의 개인 활동을 담당하는 후니월드(대표 박 모 씨, 강윤지)는 ‘20주년 기념 영상회’를 열겠다며 대대적인 광고를 했다. 10만원 이상 기부한 팬들에게는 ‘DVD 특전’도 주겠다고 했다.

팬들은 1억원 가까운 돈을 모아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젝스키스 이름으로 기부하겠다’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일부 팬들에게 약속한 ‘DVD 특전’도 없었다. 이에 팬들이 “기부 약속을 왜 지키지 않았나.”며 횡령 의혹을 제기하자, 후니월드는 영수증 첨부도 되어있지 않은 수상한 거래내역서 한 장을 공개했다.

거래내역서를 본 팬들은 더 기가 막혔다. 1m에 1만원 꼴인 현수막 용도로 600만원이 지출됐고, 노트북 4박 5일 대여료는 80만원에 이르렀다. 청담 CGV 하루 대관료는 6000만원으로 기록돼 있었다. SBS funE 취재에서 CGV 본사 측은 “대여료를 공식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취재한 결과 청담 CGV 해당 관은 12시간을 대관했을 때 최대 600만원 정도로 책정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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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발한 택시 광고비 2000만원

지난 6월 5일 강성훈 솔로 콘서트 ‘더 젠틀’이 열렸다. 이에 앞서 서포터즈이자 강성훈의 살인미소파(후니월드 전신)시절부터 오랜 팬이었던 것으로 추측되는 N씨는 ‘서울시에 운행하는 택시에 강성훈 솔로 콘서트 광고를 부착하겠다’며 팬들에게 2000만원을 넘게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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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처참했다. 콘서트 당일 공연장 앞에 서울 중랑구 G사 정차한 택시 12대에만 광고 부착이 이뤄졌을 뿐, 택시 운행은 되지 않았다. N씨는 택시 광고를 위한 ‘서울시 승인 허가’를 애초에 받지 않았다. 게다가 G사는 택시를 최대 80대만 보유하고 있어 처음부터 N씨가 진행하는 택시광고에 적합한 곳이 아니었다.

하지만 N씨는 대담하게도 기금을 모아준 팬들에게 G사에서 받은 거래 내역서라며 300대 택시에 한 달 광고 집행 명목으로 ‘2000만원 영수증’을 허위로 기입해 공개했다. 거래는 G사가 아닌, 박 씨 개인을 통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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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사 측 관계자는 강성훈 팬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야 "박 씨를 통해서 이런 일이 있다고 들었지, 회사 측에서는 2000만원의 금전 계약한 적이 없다. 만약 그런 광고 계약을 한다면 당연히 서울시 승인을 거쳐야 하는 게 상식"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과정에서 후니월드 운영진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N씨가 택시 12대를 계약했던 택시회사 G사(서울 중랑구)는 후니월드 대표 박 씨의 부친이 G사의 소속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 N씨는 실제로 콘서트 당일 예약한 12대에 대한 사용료 약 250만원 가량을 박 씨 부친에게 송금했다고 밝혔다.

택시기사 박 씨는 SBS funE 취재진에게 “택시광고를 단 채 운행하지 않았다. 서포터즈로부터 택시 반나절 사납금 12대분(15만원*밥값 3만원*12대=216만원)을 정산해 받은 게 전부”라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자신의 딸과 강성훈에 관계에 대해서 택시운전기사 박 씨는 "사람들이 우리 딸 그 사람(강성훈)남자친구라고들 하는데, 딸에게 한번 데리고 오라고 했다. 정말 남자친구가 맞는지."라며 강성훈을 알지 못한다고도 주장했다.

박 씨와 후니월드의 관계에 의심은 차지하고, 250만원을 제한 나머지 돈, 1700만원 가량이 어디로 증발 됐는지가 더 큰 의혹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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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인에게 줬어요, 지인에게.”

팬들에게 택시 광고 목적으로 자신의 계좌로 2000만원을 거둬들인 N씨에게 수차례 이에 대한 사실관계를 답할 것을 요구했다. N씨는 SBS funE 취재진에게 “비 오는 날 서포터즈 택시가 운행되는 걸 봤다.”며 거짓으로 일관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그는 지인에게 자신도 속은 것 같다며 말을 바꿨다.

그는 “2000만원에 대해서 일부는 광고비로, 일부는 콘서트 당일 12대 택시에 썼다. ‘지인’이 다 알아서 한다고 했다. 택시기사 박 씨의 이름을 알려준 것도 ‘지인’이었다. 지인이 택시 광고에 대해 잘 안다고 해서 일임했다.”면서 “그 지인에게 돈을 다 보냈던 기록이 있다. 하지만 그걸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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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N씨는 여러 차례 말을 바꿨다. 자신은 강성훈의 여자친구로 알려진 인물이자, 팬클럽 후니월드 박 씨의 여동생 박 모 씨를 모른다고 했고 몇 차례나 부인을 했다. 하지만 N씨는 이후 “사실, 박 씨와 아는 사이지만 언급했던 지인이 박 씨는 아니다. 나와 비슷한 또래의 여성”이라며 발을 뺐다.

N씨는 이틀 동안 자신의 지인에게 보낸 은행 송금 거래 내역을 공개하겠다며 시간을 끌다가 21일 오전 최종적으로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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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니월드와 서포터즈의 불투명한 운영

영상회를 주최한 후니월드와 택시 광고를 진행시킨 서포터즈 운영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팬들의 기부로 모인 공금을 ‘증빙’ 없이 지출한 채 의문의 거래내역서를 공개하고, 팬들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점이다.

지난 20일 참다못한 강성훈의 팬들이 강성훈에게 해명요구서를 제출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후니월드 운영은 철저하게 가족 중심으로 비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팬들은 지속적으로 시정을 요구해왔다.

후니월드 대표인 박 씨는 불과 몇 년 전까지 중랑구에서 순댓국집을 운영하던 남성이다. 강성훈의 여자친구로 지목된 박 씨의 친오빠로 알려졌을 뿐 매니지먼트 경험은 전무하다 시피하다.

후니월드는 궂즈(광고 상품)판매, 해외 팬미팅, 각종 행사 등을 주최하고 있지만 강성훈의 여동생인 강윤지 씨보다는 팬클럽 운영진도 아닌 후니월드 박 씨의 여동생인 박 씨가 주도하고 있다. 박 씨는 대만 팬미팅 당시 자신의 이름으로 된 통장으로 강성훈의 개런티 명목의 돈을 대신 받기도 해 차명계좌 논란에 휘말렸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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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씨가 ‘지인’에 대해 입을 닫으면서 택시 광고비 2000만원의 행방에 대한 의혹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강성훈의 서포터즈와 영상회에 기부했던 팬들은 형사 고발 등에 대해서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팬클럽 자금 유용 및 횡령 의혹은 비단 가수 강성훈만의 것은 아니다. 팬들의 순수한 마음을 이용한 서포터즈 형식의 모금과 운영 방식은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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