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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메시지 삭제’ 카카오톡의 비밀..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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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전송속도 빨라져 삭제 의미 적을 수도..5분이내만 가능

(텔레그램은 시간제한없고, 라인은 24시간)

②삭제 흔적 남는 카톡..'삭제된 메시지입니다'

③사고의 시간보다 너무 빨리 달리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LTE음성발신,0.5초 이내 취소해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17일 오전 10시부터 ‘메시지 삭제’ 기능을 도입했다. 텔레그램, 라인에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카톡에서도 이제 실수로 보낸 글(텍스트), 사진(이미지), 영상, 이모티콘을 지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상대방이 읽었든, 읽지 않았든 상관없다. 그저 메시지를 보낸 다음 ‘5분’ 이내에는 내가 보낸 메시지를 삭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기능이 누구에게는 편리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효용이 떨어지거나 오히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할 수 있다. 사람마다, 상황에 따라 다르니 나름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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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전송속도 빨라져 삭제 의미 적을 수도

카카오톡 메시지 삭제 기능의 핵심은 나를 기준으로 ‘전송후 5분이내’에만 지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시간에 관계없이 지울 수 있는 텔레그램이나 24시간안에 가능한 라인과 다르다.

카카오 관계자는 5분으로 제한한 데 대해 “너무 길게 삭제 가능 시간을 주면 대화 흔적을 지우게 된다”며 “이 기능은 커뮤니케이션의 역사를 지우는 게 아니라 발신자의 발송실수를 보완하는 차원”이라고설명했다. 카카오가 다른 메신저와 달리 메시지 삭제기능을 늦게 도입한 것도 이런 철학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용자 입장에선 다소 주의가 필요하다. LTE 통신망의 빠른 속도와 카톡 메시지 팝업 기능(PC에 깔아두면 다른 일을 해도 메시지가 보이는 기능)을 고려하면 카톡 메시지 대부분이 거의 실시간으로 전파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2017년 말 LTE 서비스 평가 결과에 따르면 속도가 가장 빠른 SK텔레콤의 LTE 다운로드 속도는 163.92 Mbps이고, 접속 성공률(측정서버에 접속을 시도해 성공한 비율)과 전송 성공률(일정속도 이상으로 전송 성공한 비율)도 99% 이상이었다.

초당 163.92 Mega bit(메가비트, 163920000비트, 1메가비트=1000000비트)를 전송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5000byte(바이트) 그림파일(625bit,1byte는 8bit)을 기준으로 하면 이런 그림파일을 초당 26만2272개 다운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야심한 밤에 술 먹고 실수로 카톡 메시지를 잘못 보냈다면, 다음 날 아침 해당 메시지를 지우려 해도 불가능하다. 5분이 지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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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삭제 흔적 남는 카톡

카카오톡에서 ‘모든 대화 상대에게서 삭제’ 기능을 쓰면 ‘삭제된 메시지입니다’로 변경된다. 발신자, 수신자 채팅창에 모두 바뀐다. 라인의 경우 ‘취소된 메시지 입니다’라고 나오고, 텔레그램에서 삭제하면 아무런 흔적이 없다.

카카오는 이에 대해 “카톡은 (비밀성을 추구하는) 텔레그램과 달리 실제 대화의 일부로 보기 때문에 메시지를 받는 사람의 권리도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화 중 말실수를 했다면 사과하고 바로잡는 순서로 가는데, 사이버상이라고 해서 ‘몰래 삭제’할 수 있게 하면 오히려 소통을 방해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카톡 이용자들은 순간의 느낌이나 생각을 전송한 뒤 삭제해도 흔적이 남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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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사고의 시간보다 너무 빨리 달리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비단 카톡만이 아니라 음성전화에서도 발신 취소하려 했는데 어느새 상대방이 알아버린 경우가 늘고 있다.

LTE HD보이스(VoLTE)가 도입된 뒤 통상 0.5초 이내에 상대방 전화기에 연결되기때문이다. SK텔레콤의 경우 통화연결음이 ‘띵띵~띠딩띵’이 나오기 전에 발신이 먼저 이뤄진다. 금방 전화를 끊어도 상대에겐 전화가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능은 평소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예의를 차려야 하거나 관계 회복을 위한 마음의 줄다리기를 하는 상황이라면 당황할 수 있다. 금방 전화를 끊었는데 상대 전화기에는 내가 전화한 것으로 흔적이 남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G나 3G때까지는 통화 상대방간 연결에 2,3초 걸렸는데 데이터통신망인 패킷망을 쓰는 VoLTE가 상용화되면서 0.5초 이내에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내년 초 5G가 상용화되면 통화연결 시간은 더 빨라질 것이다. 모두에게 필요하진 않겠지만, 사고의 시간만큼 여유 있는 커뮤니케이션은 디지털 세상에선 불가능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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