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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조양호 회장 16시간 검찰 조사…"성실히 조사 임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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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대 탈세·횡령·배임 의혹…모친 위장취업 정황도

4차례 포토라인 선 조양호…검찰 "혐의 보강" 자신감

뉴스1

수백억대 세금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8.9.2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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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수백억원대 상속세를 탈루·횡령·배임 의혹으로 20일 검찰에 재출석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9)이 16시간이 넘는 고강도 조사를 마치고 21일 새벽 귀가했다. 이번에도 취재진의 질문공세가 쏟아졌지만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는 말 외에는 대답을 피했다.

이날 오전 1시55분쯤 다소 지친 표정으로 검찰 청사를 나선 조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어떤 점을 소명했느냐'고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했습니다"라고 답했다.

'(한진그룹 계열사인)정석그룹에서 20억원을 빼돌렸느냐' '공정거래위원회에 자료를 누락해 제출한 게 맞느냐' '할 말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 없이 차에 몸을 실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일)는 전날(20일) 오전부터 조 회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조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지난 6월28일 첫번째 소환조사 이후 석 달 만이다. 검찰이 재소환에 나선 수사 과정에서 조 회장의 새로운 혐의점과 증거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찰은 조 회장이 모친 고(故) 김정일 여사와 지인 2명을 계열사인 정석기업 임직원으로 등재하고 급여를 타내는 수법으로 2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타낸 정황을 추가로 확인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장과 제출자료를 검토한 검찰은 조 회장이 지난 2014~2018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당시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동생이 소유한 4개 회사를 한진그룹 계열사에서 제외하고 친족 62명을 고의로 누락한 정황도 포착했다.

지난 7월 조 회장을 상대로 사전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가 기각당한 검찰은 대대적인 보강수사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수사해오던 혐의와 관련해서 새로운 증거를 확보하는 등 보강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날 조 회장의 횡령·배임 의혹에 더해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도 집중 추궁했다. 또 그동안 수사해오던 사기·약사법 위반·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에 대한 사실관계도 재차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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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대 세금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8.9.2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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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조 회장은 일명 '부동산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회삿돈을 횡령하고, 대한항공 기내 면세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통행세'를 받는 방법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횡령·배임 규모를 수백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또 조 회장의 형제들이 창업주 고 조중훈 전 회장의 해외보유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 신고를 누락해 500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탈루한 의혹도 있다.

각종 비리 의혹에 휩싸인 조 회장은 올해에만 4차례 포토라인 앞에 섰다.

전날 오전 검찰에 출석한 조 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에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를 인정하느냐'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냐'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무표정한 얼굴로 "성실히 조사받겠다"는 대답만 반복했다.

포토라인에 서지 않고 서둘러 조사실로 향한 그는 '심경이 어떤지' '국민에게 할 말은 없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한편 조 회장을 향한 수사당국의 칼날은 계속 좁혀지고 있다. 그는 지난 12일에도 회삿돈으로 자택 경비 비용을 지출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해 조사받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조사내용과 그동안 확보한 압수내역 등을 토대로 조 회장의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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