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추석 연휴 마트 문닫아 걱정?… 전통시장 안 가보셨군요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현지 특산물에 각종 볼거리… 추석 분위기 물씬 나는 전통시장

막바지 추석 장보기를 준비하고 있다면, 전국 각지의 전통시장이 정답이다. 추석 전날인 23일은 일요일.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이다. 2012년 대형마트 의무휴업제가 시작된 이후 추석 전날이 휴무일에 걸린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떠들썩한 지역 장터에는 마트에 없는 현지 특산 제수(祭需), 풍성한 먹을거리와 행사가 기다린다.

지난 17일 오후 경북 경주 중앙시장. 입구에서부터 명절 기운이 흘러나왔다. "구경하느라 시장하시지예. 국수 한 그릇 드시소." 손님을 붙잡는 음식점 주인의 손길엔 정(情)이 묻어난다. 경주 중앙시장은 경주역과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걸어서 10분 거리다. 1만1000㎥(4000평)에 점포 700곳이 성업 중이다. 대부분 신용카드를 받는다. 떡·김밥·족발·소머리곰탕 등 먹을거리가 유명하다. 걸어서 10분이면 천마총·첨성대·월지 등 명소를 둘러볼 수 있다.

조선일보

1966년 문을 연 강원 정선아리랑시장에서 시민들이 빈대떡 점포를 둘러보고 있다. /정선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강원 속초관광수산시장은 식도락 성지(聖地)다. 닭강정부터 아바이순대와 오징어순대, 메밀 전병 등 먹을거리가 지천이다. 그 중 '단짠(달고 짠)'의 조화가 어우러진 닭강정이 가장 인기다. 점포 20곳이 모인 닭강정 골목까지 있다. 점포마다 마늘과 땅콩, 더덕 등을 가미해 특유의 비법으로 소스를 만든다. 21일과 22일 이틀간 수산시장에선 딱지치기와 제기차기, 윷놀이 등 전통놀이 대회가 열린다. 우승자에겐 온누리 상품권 등 경품이 제공된다. 1966년 문을 연 강원 정선아리랑시장에선 추석 연휴기간 특설무대를 마련해 정선아리랑 향연을 펼친다. 모둠 북, 풍물 등 공연도 이어진다.

충남 서천특화시장은 서천 청정해역에서 잡힌 싱싱한 수산물이 반긴다. 자연산 광어와 요즘 제철인 꽃게, 전어, 대하가 물이 올랐다. 눈이 한쪽으로 몰린 박대와 조기, 우럭, 간재미 등 꾸덕꾸덕한 반건조 생선도 많이 나간다. 안승진 서천특화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 사무국장은 "가을에는 수산물이 풍부한 데다가 추석 대목까지 겹쳐 주말에 5000명 정도가 찾는다"고 말했다. 청와대 만찬주로 쓰인 한산소곡주와 서천김, 모시송편을 만날 수 있다. 추석 연휴기간에 휴일 없이 정상 운영한다. 21~23일에 시장 상인회로 응원 문자를 보내면 생필품을 경품으로 지급한다. 22일 서천의 명소인 국립생태원을 다녀온 방문객에게는 건어물과 활어를 10% 할인해 준다.

조선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북 전주 남부시장은 야시장과 콩나물 국밥이 유명하다. 매주 금·토요일 오후 7시부터 12시까지 시장 1층 중앙 통로에 마련된 45개의 간이 매대에서 남문꼬치, 땡초김밥, 장미호떡, 군대리아를 판다. 낮에 전주 한옥마을을 둘러보고 저녁엔 허기진 배를 채우려는 관광객이 몰린다. 22일까지 시장 내 상품으로 구성된 명절선물세트를 10% 정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광주 관광의 마침표를 찍는 전통시장은 '1913 송정역시장'이다. 목포와 서울을 오가는 고속열차(KTX) 역사인 광주송정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점포는 68곳이다. 양갱 맛집 '갱소년', 광주 3대 빵집 '또아식빵', 옛 은행 건물을 고쳐 만든 '밀밭양조장' 등이 유명하다. 중소벤처기업부 광주·전남지방청은 송정역시장을 비롯해 광주·전남 18개 전통시장에서 '전통시장 가을축제'를 연다. 송정역시장에선 21~25일 추석맞이 할인 행사가 이어진다. 특히 22일 오후 2~4시 송정역시장 중앙광장에서 청년음악가 거리공연과 퓨전국악공연이 열린다. 가까운 송정매일시장에서도 내달 3일까지 경품추첨과 주민 노래자랑이 이어진다.

경기도 수원남문시장 일대에는 점포 1300여 곳이 모여 있다. 과일, 고기 등 추석 제수는 물론 의류, 생필품, 가구 등을 한자리에서 살 수 있다. 수원시는 추석 기간을 포함해 다음 달까지 '남문시장 체험 3종 세트'를 운영 중이다. 구천동 공구상가에서 대장간·목공예 체험을 해보고, 시장 내 유상박물관에서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시장 체험 3종 세트는 24·25일 이틀은 쉰다.

1200여 개의 점포가 모인 충북 최대 장터인 육거리시장은 농축수산물과 건어물, 식료품, 약초 등 없는 것이 없다. 우리나라 최고(最古) 돌다리인 남석교가 묻혀 있다. 고려시대 이전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길이 80m, 높이 2m로 전해진다. 육거리시장을 찾으면 라이트캔버스 기술로 재현한 남석교의 춘하추동 풍경과 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주차시설도 마련해 편의성도 좋다. 시장 이용객은 무료다.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의 부전마켓타운은 지역 최대의 전통시장 밀집지다. 맏이 격인 부전시장을 비롯해 부전상가, 농수산물새벽시장, 서면종합시장, 기장골목시장 등 8개 시장에서 점포 2400여 곳이 영업한다. 농·수·축산품과 가공 식품, 그릇, 의류 등을 판다. 김영태 부전마켓타운번영회장은 "식당을 한다 치면 테이블, 숟가락, 행주에서부터 야채, 고춧가루까지 전부 마련할 수 있는 곳은 전국에 부전마켓타운이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치상 부산의 한가운데쯤 되고 도시철도 1호선 부전역, 동해남부선 부전열차역 등과 붙어 있어 접근성이 좋다. 추석 연휴 영업은 23일까지 한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부산시민공원이 있어 나들이에도 좋다.




[부산=박주영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