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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그동안 소원했지?" 무역전쟁에 가까워지는 中·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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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태국 동부 경제 회랑 등 제3국 인프라 프로젝트 공동진출 추진…
중국은 무역전쟁 후유증 최소화, 일본은 잠재 시장 확보 목적 ]

머니투데이

【다낭(베트남)=신화/뉴시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회담을 갖기 전 악수하고 있다. 두 정상은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일본 지지 통신이 12일 보도했다. 2017.11.12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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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전쟁 여파로 앙숙 관계였던 중국과 일본이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다. 양국 고위급 교류가 8년 만에 재개된 데 이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제3국 인프라 투자 등에 함께 진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중국은 무역전쟁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외 시장 다변화가 시급한 입장이고 일본도 미국의 아시아 전략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중국과의 관계 회복과 잠재 시장 확보에 주력하는 양상이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다음달 베이징을 방문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논의할 주요 의제에 태국 동부 경제 회랑을 포함한 제3국에서의 농업, 혁신, 인프라 프로젝트에 관한 협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일본은 과거 일본의 중국 영토 점령 및 현재진행형인 동중국해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영토 분쟁 등으로 불편한 관계가 계속돼 왔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본격화하면서 양국간 고위급 대화가 재개되는 등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 5월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8년 만에 일본을 찾았고, 지난달 말에는 일본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해 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이 왕치산 중국 국가 부주석과 만났다. 일본 총리의 베이징 방문도 7년 만이다. 아베 총리의 베이징 방문은 중일 평화 우호조약 40주년인 다음 달 23일 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500여명의 다양한 기업 부문 인사들을 포함한 대규모 일본측 대표단이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중국이 일본과의 관계에 적극 나서는 동력을 제공했다"면서 "중국은 아베 총리의 방문에 맞춰 일본과의 광범위한 협력을 추진하는 데 적극적이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태국의 동부 경제 회랑 투자에 일본 정부와 협력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면서 중국 관리들이 과거보다 더 개방적인 태도로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와 관련된 프로젝트들의 투명성, 개방성, 경제적 생존력, 재정적 지속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국의 미래'라고 불리는 태국 동부 경제 회랑은 항구와 공항 확장, 철도 연결 등을 통해 태국의 동쪽 해안을 동남 아시아에서 선도적인 경제 지대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 태국 정부는 이를 위해 국제 투자자들을 적극 물색하고 있다. 태국의 한 전문가는 "일본이 수년 동안 태국에 대한 투자에 앞서 있어 중국은 일본과의 협력을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경제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따른 대비책으로 시장 다변화를 꾀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도 여러 대안 중 하나다.

일본은 중국으로의 농산물 수출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의 방문에 앞서 일본 관리들은 도쿄 등 10개 지역의 식품 수입 금지를 완화하거나 해제해 줄 것을 중국 정부에 요청해왔다. 일본은 유럽연합(EU)와의 자유무역협정(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으로 유럽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농산물이 대거 유입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 처지다. 일본 농산품의 중국 수출은 치열한 내수 시장의 경쟁을 우회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한 소식통은 "중국에서 일본 식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은 일본에 잠재적으로 매우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11월 5~10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중국국제수입박람회에도 출품 국가 중 가장 많은 500여개 기업을 참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250여개 기업이 참가하는 한국의 2배 수준이다.

류웨이동 중국사회과학원 교수는 "일본과의 동맹 그리고, 아시아에서 역할을 높이겠다는 미국의 약속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불확실해진 상황에서 중국 일대일로 사업에 대한 일본의 태도 변화가 중국과의 화해에 주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jis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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